매일신문

기고-섬유-패션산업과 대학

영남이공대학 섬유기술사 교수 김완수

현재 대학의 섬유-패션관련학과에서 폐과 및 정원감축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추세로 학생의 숫자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아울러 섬유회사의 도산과 폐업이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사람이 이탈하는 제조업의 황폐화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섬유공학을 전공하는 교수들에게 사회적 소명감을 상실시켜서 인력양성을 포기하게 한다.

이러한 일은 대구 섬유-패션산업의 근간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게 하는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료에 의하면 대구 섬유-패션업에 종사하는 인구수는 약 5만 명 정도로 미조사자까지 포함하면 약 1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많은 수의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전문교육기관의 설립과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제까지 막무가내 실업고 섬유과의 증설, 우후죽순 전문대학(대학)의 섬유·패션학과의 설립, 또 옥상옥의 섬유기능대학의 개교는 섬유-패션산업의 교육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또한 산업체에도 나쁜 영향을 끼쳤다.

이와 같이 산·학이 서로 괴리된 상태에서 배출된 과잉인력은 교육기관과 산업체 간에 심한 불균형과 비효율을 가져다주었다.

오늘날 대구지방은 세계가 인정하는 중요한 합섬직물 생산단지로 부상하였으며, 섬유산업에 대한 인프라도 잘 갖추어진 도시가 되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대구섬유'가 한 차원 더 높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섬유-패션제품을 최고로 고급화하고, 최고의 가격으로 판매하기 위해 유통시키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어떠한 대안도 있을 수 없다.

즉 감성기술로 설계-제조-포장한 명품의 생산만이 문제해결의 방법이 된 시기에 와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서는 현재의 섬유-패션학과를 과감히 통·폐합하여, 우리 고유의 독창적인 섬유·패션제품을 개발·제조할 수 있도록, 감성의 기술과 정보를 전공하는 학과를 신설할 것을 제안한다.

이 새로운 개념의 '감성공학과'에서는 감각계측기술, 정보처리기술, 디자인지원기술, 제품설계기술, 감성마케팅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대구섬유'가 최고의 기능성, 최고의 편리성, 최고의 만족도를 가지는 예술품수준의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첨단기술과 이러한 감성기술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까지는 감성이라는 것은 애매모호하여 정량화할 수 없는 실체로 인식되어 왔으나, 근래에 와서 많은 연구자들에 의하여 인간과 섬유제품이 서로 공유하며 느끼는 조화를 수치로 표시하여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감성을 새롭게 해석하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산업기술사회에서의 산업기술과 21세기 감성기술의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즉 우리가 입는 의복에서 '이 옷을 입고 있으니 기분이 좋다'라는 좋은 감정(감수성, 정서)과 'OO한 기능이 있어서 편리하다'라는 사용 기능이 있는데, 이들 2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달성시키는 복합(융합)의 기술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해야 하고, 또 혜택받아야 할 '감성기술'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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