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출 1조 기업 20개를 2010년까지-(중)도시 브랜드가 달라진다

매출 1조 원 기업은 지역 경제 전반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진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물론, 일자리를 얻은 근로자들의 임금이 지역 상업과 서비스업을 부흥시키는 '원자재'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1조 기업이 내는 세금은 지역 재정을 살찌우는 '알짜배기'다.

도로가 넓어지고 공원이 커지는 등의 '도시 변화'로 직결될 수 있다.

△1조 기업 임금은 중소기업의 2배= 내년 1조 원 매출 달성이 확실시되는 국내 4대 자동차종합부품업체 한국델파이. 임직원이 2천 명에 이르는 이 회사의 대졸 신입사원 초임은 연봉 2천600여만 원이고, 현장근로자를 포함한 임직원 평균임금은 3천500여만 원이다.

대구경영자총협회 등에 따르면 지역 중소기업의 평균임금은 1천800만 원선 안팎. 1조 기업의 매력이 어디에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1조 원대로 상징되는 우량기업 근로자들은 임금을 갖고 지역의 상업과 서비스업 등에 '큰돈'을 돌릴 수 있다.

1조 원 기업이 늘어날수록 고임금 일자리가 많아지고, 일자리를 얻은 근로자들을 통해 판매업과 서비스업이 부흥하는 것. 실제로 한국델파이 한 개 기업이 임금으로 지역에 뿌리는 돈이 연간 700억 원이고, 한 해 수천만 원을 버는 사람 2천여 명을 만들고 있다.

△1조 기업 많으면 GRDP 많아져=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이 있는 울산은 2003년 1인당 지역총생산(GRDP)이 2만7천646달러를 기록, 전국 1위였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GNI) 1만2천646달러의 2.15배.

반면 '제대로 된 기업'이 수적으로 절대 부족한 대구의 1인당 지역총생산액은 955만 원(지난해 기준)으로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1천만 원을 밑도는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제대로 된 기업'의 부재가 얼마나 문제인지, '숫자'로 그 위력이 금방 드러나는 것이다.

△1조 기업 성장하면 협력업체도 좋아져= 제조업체는 협력업체를 상대하면서 연관 고용까지 늘린다.

한국델파이는 250여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최근 한국델파이 매출이 성장하자 협력업체 숫자도 10%가량 늘었고 덩달아 협력업체 매출도 증가했다.

협력업체 근로자들만 수만 명에 이르러 이들의 주머니도 예전보다는 두둑해졌다.

△1조 기업은 세계가 주목= 뿐만 아니다.

1조 기업은 '세계가 주목하는 기업'. 디트로이트 하면 GM, 시애틀이라면 보잉, 애틀랜타 하면 코카콜라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도 이들 기업이 지역을 대표하는 '간판기업'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또 '간판기업'을 통해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있다.

대구가 본받아야 할 도시로 자주 등장하는 일본 제3의 도시 나고야가 세계 2대 완성차업체인 도요타자동차 본사를 유치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세계인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역내 대표적 차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 에스엘 등엔 GM 등 세계 최고의 기업 고위 관계자들은 물론, 중국 등지에서 '한 수 배우러' 오는 기업인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경북이 '세계화'하는 계기를 1조 기업이 자연스레 만들어주는 것이다.

△억 단위 세수증대효과까지=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도 튼튼해진다.

기업은 국세로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등을 내며 지방세로 취득세·등록세·재산세(소방공동시설세·도시계획세·지방교육세 포함)·종합토지세·주민세·재산할사업소세·종업원할 사업소세(근로자 50인 이상 경우) 등을 납부한다.

덩치 큰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면 결국 지역의 재정이 살찌고, 두터워진 재정은 다시 사회 인프라를 구축해 살기좋은 지역으로 바꿔놓는 것이다.

달성2차단지 조성으로 엄청난 지방세수를 기대하고 있는 대구 달성군 이상호 부가1담당은 "달성군내 한국델파이가 지난해 본사를 대구로 옮기면서 억 단위 세수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며 "우량 본사기업은 지역경제부흥의 씨앗"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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