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를 주재, 안병영 교육부총리 등 6개 부처 장관의 교체 방침을 밝히면서 교체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국무회의에서 개각 방침을 밝힌 것도 처음이지만 당사자가 있는 가운데 교체 이유를 언급한 것도 전례가 없어 '노무현 대통령식 개각'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먼저 "한 2년쯤 일하면 아이디어도 다 써먹을 만큼 써먹고 열정도 조금 식고, 경우에 따라서는 매너리즘에 빠질 때쯤이 된다"며 허성관(許成寬) 행자부, 지은희(池銀姬) 여성부 장관, 성광원(成光元) 법제처장의 교체 이유로 들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국민 반발에 따른 희생양의 필요성도 들었다.
노 대통령은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바람이 새는 시끄러운 곳이 있다.
시끄러운 곳은 부득이한 심정적으로 희생양을 준비해 두기도 하고 국민들 정서를 좀 달래기도 할 필요가 있다"면서 안병영(安秉永) 교육부총리와 허상만(許祥萬) 농림부장관의 경질 방침을 밝혔다.
안 부총리는 수능입시부정에 따른 국민 불신, 허 장관은 쌀 협상에 대한 농민 반발에 따른 희생양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압권은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승우(張丞玗) 해양부장관의 경질 발표였다.
노 대통령은 장 장관을 바라보며 "장관 두 번 하셨으니까 자리 내 놓으십시오"라고 조크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당초 이달 중순으로 알려진 소폭 개각 단행 방침이 이날 조기 중폭 개각으로 앞당겨진 것은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사퇴 파동이 주된 요인이란 풀이다.
노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 마치고 신년인사 이렇게 마치고 작별하실 장관님들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언론이 일찍 보도해 버렸다.
아마 당에서 누구누구 입각한다 이런 얘기가 나와가지고 확인 취재하는 과정에서 약간 흘러나가서 결국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열린우리당 쪽의 변화가 조기 개각 단행의 이유임을 간접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물러나는 장관에게 "이번에 그만두시는 장관님들께 각별히 수고하셨다고 치하 말씀 드리겠다"고 감사한 뒤 "저로서는 무척 아쉽고 섭섭하다.
공사석 어디 가서라도 정부하는 일을 도와 달라"며 '좋은 인연'을 강조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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