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년특집 여론조사-정주의식 부문

"대구'경북 살기 좋아질 것" 낙관론 우세

대구·경북지역 생활환경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일까.

시·도민 10명 중 4명 가량은 이 지역을 대체로 살기 좋은 곳, 좀 더 많은 사람은 '그저 그렇다'라고 했고, 약 2명은 살기 나쁜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또 주민들이 살기 좋다고 한 것은 애향심과 자연환경 때문에, 살기 나쁘다고 한 것은 취업, 물가, 문화·교육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 거주지의 생활환경이 열악하다며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다고 한 사람들은 이전 대상 지역으로 대구 안에서는 수성구를, 타지는 서울·경기 지역을 주로 꼽았다.

그러면서도 대구·경북 주민 상당수는 앞으로 이 지역이 더욱 살기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을 갖고 있었다.

'희망은 있다'는 것이다.

본사가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유니온리서치에 의뢰(롯데건설 협찬)해 벌인 이번 설문조사는 대구·경북 주민 1천46명과 경제인 100명, 지역 정치인(국회의원, 광역의원) 79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이다.

■생활환경의 강점과 약점은

대구·경북지역의 생활·주거환경 10개 항목에 대해 평가(최고 5점)한 결과 강점보다 약점이 더 많았다.

대구지역은 보통수준(3점) 이상으로 좋게 평가된 항목은 △주민의 애향심(3.19) △자연환경(3.18) △교통환경(3.13) △주거생활 편의시설(3.03) 등이었고, 경북은 △자연환경(3.61) △주민의 애향심(3.38) 2개 항목이었다.

반대로 대구는 △취업여건(2.16) △물가(2.57) △문화생활 여건(2.72) 등이 낮게 평가됐고, 경북도 △취업여건(2.05) △문화생활 여건(2.34) △물가(2.44)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교육환경(2.97, 2.72)과 행정서비스(2.93, 2.90)도 대구·경북 모두 평균 이하였다.

고향에 대한 애착과 자연환경 등 여건은 괜찮은 반면 취업, 물가 등 경제환경과 문화, 교육환경은 열악하다고 주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주변 여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셈이다.

■더 나은 곳으로 이사하고 싶다

이 같은 열악한 생활환경 때문에 일부 시·도민들(33.8%)은 현재의 거주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할 의향이 있는 대구시민 가운데 38.8%는 대구의 다른 구로 옮길 것이라고 했고, 25.1%는 서울·경기 지역으로, 8.6%는 경북으로, 4.6%는 부산으로 갈 생각이 있다고 했다.

대구의 다른 구로 가겠다고 한 사람들은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수성구쪽이 압도적이었다.

서울·경기는 교육·취업 여건, 경북은 자연환경 등이 거주지 이전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경북민들의 경우 이사하고 싶은 사람의 28.4%가 서울, 17.4%는 대구, 14.9%는 경북의 다른 곳, 8%는 부산 등을 가고 싶은 곳으로 꼽았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고 싶은 사람들은 그 이유에 대해 △비전이 없고 발전 가능성이 낮아서(39.9%) △문화수준이 낮아서(26.6%) △경제적으로 살기 힘들어서(26.1%) △교육환경이 열악해서(25.2%) △교통·주택 등 주거환경이 열악해서(19.8%) 등 순으로 꼽았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현재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은 앞으로 삶의 환경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있었다.

대구시민들은 앞으로 더 살기 좋아질 것(40.4%)이라는 응답이 더욱 어려워질 것(12.7%)이라는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경북도민들도 더 나빠진다(18.3%)보다 더 좋아진다(38.3%)는 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국회의원과 광역의원 등 지역 정치인 79명의 전수 조사에서는 살기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59.5%,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13.9%로 일반 시·도민들보다 미래를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삶의 의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8.4%가 '정든 고향처럼 살고 싶은 도시'라고 했다.

38.3%는 '그럭저럭 어쩔 수 없이 살 만한 도시', 8.6%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거나 짜증나는 도시', 4.7%는 '나의 꿈과 이상을 실현할 도시'라고 답했다.

반면, 정치인들의 경우 31.6%가 이 지역을 '나의 꿈과 이상을 실현할 희망의 도시'라고 꼽아, 일반인들보다 지역에 대한 애착과 희망이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시·도민은 지역의 팍팍한 삶과 환경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으나 대다수 지역민들은 '살 만한 도시'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미래의 상

대구·경북의 미래상은 '문화 예술의 도시'였다.

응답자의 21.6%가 이 같은 의견을 냈고 19.3%는 '전원 주거 도시', 17.3%는 '산업 공업 도시', 13.1%는 '교육 도시'를 앞으로 지향해야할 도시상으로 꼽았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문화·예술의 도시'(19%)보다 경제적 측면을 감안한 '산업·공업 도시'(24.1%)에 더 비중을 두었다.

대구 구·군별로는 중구가 '상업·쇼핑 도시', 남구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 수성구와 달서구는 '교육도시', 동·서구와 달성군은 '전원 주거 도시', 북구는 '산업·공업 도시'를 시민들이 지향했다.

경북지역의 경우 안동·경주·김천·예천·고령·칠곡이 '문화 예술의 도시', 포항·구미·영주·영천·상주·영덕이 '산업·공업 도시', 문경·청송·영양·울진이 '레저 관광 도시', 군위·의성·청도·성주가 '전원 주거 도시', 경산은 '교육 도시', 봉화는 '국제교류 도시'를 각각 희망했다.

이 같은 응답은 대체로 해당 지역의 입지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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