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규(32)씨는 대한민국 최고의 웨이브 헤어디자이너로 소문나 있다.
'김청경 헤어페이스'에서 일한 지 벌써 3년. 서울 청담동의 '잘나가는' 헤어디자이너로 일한 지 올해로 10년째다.
올해 유행할 헤어스타일이 무엇인지를 물어봤다.
"가벼운 머리가 느낌이 좋다.
일본에서는 뽑아내듯이 하는 가벼운 머리가 유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스타일을 하더라도 가벼운 머리가 유행할 것 같다.
"
그는 최근의 사회분위기와 관련해서도 짙은 블랙 등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은 보수단체 같은 느낌을 준다"면서 "심지어 이제는 방송 아나운서도 어두운 색을 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짙은 단색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 스타일이 유행할 것이라는 얘기다.
청담동 지역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헤어디자이너로 인정받고 있다는 데 대해 그는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고객의 어떤 모습에도 자신감을 갖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본이나 유럽의 유행을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유행하는 트렌드에 대한 느낌을 자신의 느낌으로 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규씨는 "헤어디자이너로서 예술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면서 "소비자에게 맞춰주는 상품에 충실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작업을 하면서 기를 교류하듯 소통한다고 한다.
그런 소통의식이 있으면 어떤 스타일에도 자신이 있지만 유독 그런 느낌이 오지 않으면 힘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가 헤어디자이너가 된 이력은 특별났다.
그러나 머뭇거리다가 어렵사리 털어놓은 그의 고백 속에서 그는 타고난 헤어디자이너란 생각도 들었다.
그가 '머리카락'과 인연을 맺은 것은 군대였다.
빈폴 모자를 비스듬히 쓴 지금의 헤어디자이너 모습 어디에서도 중장비 자격증과 지게차 자격증을 소지하고 한 때 운전으로 먹고 살 생각을 했었다는 사실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군복무를 하던 그는 고참들이 기합을 준다며 머리를 깎고 오라고 하자 어쩔 수 없이 '바리깡'을 잡고 졸병들의 머리를 깎았다.
처음 손에 쥔 '바리깡'이었지만 솜씨가 괜찮았고 자신의 느낌도 괜찮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제대 후의 직업을 두고 갈등을 했다.
운전이냐 미용이냐를 두고 고민하던 그는 남자미용사에 대한 이상한 시선 때문에 망설였지만 당시 유명한 은하미용실에서 일하다가 입대한 졸병의 남자 헤어디자이너도 괜찮다는 말을 듣고 진로를 결정했다.
그는 헤어디자이너로서 가장 재미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손님들이 즐거워하고 같이 얘기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서라고 싱겁게 말한다.
소유진이나 서경석 VJ이기사 등과 같은 유명 연예인들도 그를 자주 찾는다.
정지영 윤형진 박찬민 아나운서들도 단골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