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육교를 철거하고 새로 놓이는 중구 동산육교(계명대 동산의료원~서문시장 동산상가)를 두고 중구청, 서문시장 상인 간에 미묘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시장 내 동산상가를 제외한 다른 지구 상인들은 종전 육교와 연결돼 있던 동산상가에 비해 영업에 불리했던 점을 들며 새 육교와 동산상가 간의 연결을 반대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구청과 '동산육교 설치반대 대책위원회' 양측의 입장을 들어봤다.
대책위 노기호 위원장
"지난 81년 동산육교가 처음 설치될 당시 동산상가와 연결돼 있지 않았고 3년여가 지난 뒤 임의로 만든 연결통로일 뿐입니다. 또다시 연결통로가 놓이면 손님들이 동산상가로 몰려 다른 상가의 상권이 계속 위축될 겁니다."
4지구 상인들이 중심이 된 '동산육교 설치반대 대책위'는 시장 상인의 3분의 2가 새 육교와 동산상가의 연결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 노기호(56) 위원장은 "고객들을 분산시키는 측면에서는 아예 육교가 없는 것이 가장 낫고, 구청의 주장대로 교통 흐름, 시민 편의 등 공익성을 고려해 설치하더라도 예전처럼 동산상가와 연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장 상인 1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만든 진정서를 이미 구청에 접수시켰고 지난달 14일엔 대구지법에 공사중지가처분 신청도 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지난달 29일 오후 중구청 맞은편 인도에 4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동산상가 연결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오후 3시쯤 중구청 관계자, 대책위 대표 등 5명이 협상을 벌였지만 서로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중구청 건설과 차영조 과장
"동산상가와 비슷한 품목을 취급하는 상가에서 반발이 심한 것 같습니다.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 편의를 맨 먼저 고려해야 하므로 공사를 계획대로 진행해야 합니다."
중구청은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새 육교와 동산상가와의 연결통로 설치 여부는 오는 14일 내려질 법원판결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법원에서 공사진행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재래시장의 설날 대목을 고려, 늦어도 2월 초에는 연결통로를 완공할 계획이다.
중구청 차영조(59) 건설과장은 "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라는 요구는 들어줄 수 없고 그때까지 동산상가와 통로 연결은 하지 않겠다"면서 "현재 기초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라고 밝혔다.
동산육교는 2002년 안전진단 결과 D급 판정을 받고 지난 11월 철거된 뒤 국·시비 5억여 원을 들여 재시공되고 있다.
차 과장은 "새 육교는 유동인구를 감안, 예전 육교보다 폭이 1m 정도 넓어질 것"이라며 "81년 당시 대구시를 촬영한 항공사진을 확대해 살펴보면 육교와 동산상가가 연결돼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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