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진으로 보는 어제와 오늘-수성못

수성못이 올해로 축조 80년을 맞았다.

즐비한 카페촌과 식당, 운동복 차림의 시민들과 새하얀 오리배, 유람선이 쉴 새 없이 손님을 실어나르는 곳….이런 수성못도 수 십년 전에는 인적 드문 저수지였다.

사진(수성구청 제공)은 해방 전인 1933년 어느 봄날 수성못의 풍경을 손에 잡힐 듯 담고 있다.

제법 넓은 둑길에는 지팡이를 짚은 노인과 주민들이 걸음을 재촉하고 있고, 저수지에는 나룻배 2척이 한가로이 떠 있다.

둑길 왼편 물에 잠긴 논은 현재 카페와 음식점촌으로 변했다.

"못을 가로지른 뚝길과 만나는 산 아래 논밭 일대가 현재 수성관광호텔이 들어선 자리예요. 당시만해도 주변에 인가가 없었어요. 어릴 적 놀러오곤 했었는데 벚꽃나무 아래로 우마차가 다니곤 했어요." 1966년부터 15년 간 수성못 수문관리원으로 일했다는 최삼덕(69·수성구 상동)씨. 고향이 수성구 파동이라는 그는 수성못에서 인근 논에 물을 댔다고 말했다.

수성못이 관광명소로 인기를 구가한 것은 1960~80년대. 페인트로 '관광'이라고 적은 나룻배와 우산을 세운 2인용 보트, 거북선 모양의 중형 유람선이 등장했다.

"수성못 '뽀드' 한 번 타고 나면 어깨 힘깨나 줬었지요. 나무그늘에서 꽹과리를 치며 노는 사람도 많았어요." 박 대통령이 즐겨 묵었다는 인근 호텔에는 신혼여행객들이 찾으면서 덩달아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고.

수성못은 1925년 한 일본인이 황폐한 수성들을 옥토화하기 위해 당시 총독부 지원을 받아 1년 만에 완공했다고 알려져 있다.

1983년 동대구로와 연결되는 유원지 진입로 확장공사를 거쳐 도시근린 유원지로 개발되면서 현재와 유사한 모습을 갖췄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사진: 지금으로부터 70여년 전인 1933년의 수성못 일대의 호젓한 풍경(위쪽)과 두산오거리에서 수성관광호텔로 가는 도로에 인접해 산책하는 시민들로 붐비는 수성못.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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