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도 작가가 있고, 소설이 있다.
문학 특히 소설이 위축되어 있고, 활동하는 작가들의 숫자도 다른 장르에 비해 적지만, 정녕 소설은 오랜 비바람 속에서도 우리 문학을 지켜온 외로운 소나무와 같다.
대구소설가협회가 향토 작가들의 단편 20편을 모아 '대구소설' 제11집(기획출판 맑음)을 냈다.
문학의 도시 대구에서 한해동안 글밭을 가꿔 온 작가 정신과 땀방울의 결정체이다.
이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소설가는 누가 있을까. 또 그들의 최근 작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란 궁금증에 대한 화답이기도 하다.
대구소설가협회(회장 송일호)에 소속된 회원은 30여명. 이 중 20명이 작품을 냈다.
노정완·김경원·오철환·정만진·이룸·박상훈·엄창석·이수남·박희섭·권희경·이순우·박이채·장정옥·윤장근·김금철·박하식·정자현·송일호·문형열 등이 그들이다.
권희경씨는 '벽과 문사이'라는 작품에서 두 여인과 두 집안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박희섭씨는 '바람의 풍경'에서 깡패들에게 몸을 버리는 공순이의 이야기와 공장에서 손가락 세 개를 잃는 공돌이의 슬픈 사연을 담았다.
송일호씨는 '혼사'(婚事)에서 현대 젊은이들의 직장과 결혼에 대한 애환과 갈등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으며, 엄창석씨는 '미인도'(美人圖)에서 대학 선후배끼리 유원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코믹하게 서술하면서도 세태를 풍자하는 일침을 가하고 있다.
원로작가 윤장근(尹章根)씨는 '정화'(情火)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유학파 화가인 나정옥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소설화했고, 이수남씨는 '바람소리'에서 이승만 대통령시절 서울풍경을 사실화하며 옛 추억을 고스란히 되살리고 있다.
송일호 대구소설가협회장은 "다른 문학장르에 비해 소설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힘들고 고생스런 일은 하지 않으려는 시류의 반영인 것 같아 안타깝다"며 "마라톤을 빼고 올림픽을 이야기할 수 없듯이 문학을 위해서라면 마라톤 선수처럼 오늘도 내일도 뛸 것"이라고 말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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