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출 1조 기업 20개를 2010년까지-(3)기업규제 빗장 과감히 풀어야

대다수 기업인들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과 관련, 대구경북이 '비옥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항만은 물론, 전국 어느 곳과도 고속도로로 쉽게 연결되는 편리한 육상 교통에다 교육여건, 주거환경 등도 합격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인프라는 괜찮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고쳐야할 점이 다른지역보다 훨씬 많은 곳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래서야 1조 원대 기업 20개가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관(官)부터 변해라=지난해 옛 삼성상용차 부지를 분양받은 희성전자 한 관계자는 "LCD집적단지를 유치한 경기도 파주시에 가보면 분위기부터 다르다"며 "행정기관부터 뭔가 다른 태도, 다른 곳과 차원을 달리하는 자세를 갖춰야 새로운 기업이 들어오고, 기존 기업도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데 대구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파주시청 기업지원과 관계자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공단조성단계에서부터 관련 부서 공무원들이 총출동, 기업민원을 해결해주며 업무진행상황을 시장이 직접 챙긴다"며 "경제산업부서 뿐만 아니라 도시계획부서에다 사회복지부서까지 모두 참여해 묘지 이장, 송전탑 등 작은 것까지 점검한다.

이미 들어온 기업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접촉, 애로사항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라고 했다.

이 때문에 파주시의 경우, 이미 LG전자 등 1천600여 개의 기업이 들어섰으며 입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파주시는 최대 행정목표가 기업지원이며 기업만 키우면 시민의 삶은 절로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임경호 대구상의 조사부장은 "대구경북은 경기상황에 매우 취약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데 1조 원대 기업의 육성은 이 같은 지역 산업구조의 취약성을 극복하는 열쇠"라며 "기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주고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한발 앞서 파악, '액션'을 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기업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이러한 노력이 최고의 선이라는 인식이 공유되지 않는 한 제대로 된 간판기업을 키워낼 수 없다"며 "'대구경북에서는 노사분규를 찾아볼 수 없다'는 등의 상징성이라도 당장 만들어야 하며 공무원들은 기업을 키우고 끌어오기 위해 '혈안'이 되어야 하고 지역민들도 이를 전폭적으로 밀어줘야 한다"라고 했다.

▲노사관계의 혁신=홍 원장의 의견처럼 1조 원대 기업이 넘어야 할 산(山)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이 노사갈등. 전문가들은 1조 기업 노사는 '신뢰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정덕화 대구경영자총협회 노사협력부장은 "노사가 자주 만나 서로간의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갈등구도를 벗어날 수 없다"라며 "사용자는 품질분임조 활동 등 근로자 스스로의 자주활동 영역을 넓혀줘 자연스레 근로자가 '나도 경영에 참가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래야 근로자가 책임감을 느끼고 서로간의 신뢰도 회복, 1조 기업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것.

정 부장은 노조도 투쟁위주의 전투적 노동운동의 효용에 대해 돌아봐야 한다며 새해엔 노조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업의 변화=기업 스스로의 역할도 중요하다

김귀식 평화산업 부사장은 "1조 기업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기업이 끊임없이 생산성 향상에 매진해야 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해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또 진정한 간판기업은 정도경영을 해야 한다.

평화산업은 지난해부터 이익의 1%를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키로 했는데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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