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는 어떻게 해요?". 슈퍼 히어로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 아닌가? '인크레더블'의 감독도 이 질문을 했어야 한다. '인크레더블'은 슈퍼 히어로의 비애와 애환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슈퍼 히어로들의 인터뷰 장면이 이어진다.
"인간들이란 말이죠. 도와줘도 몰라요", "어떻게 늘 청소하는 기분이에요", "세상을 구하는 일을 반복해도 늘 위험한 상태로 되돌아가요"…슈퍼 히어로라면 충분히 고민했을 이야기들이다. 이때 슬쩍 섹스 이야기가 들어간다면?
"섹스요? 너무 힘들어요. 아무하고나 못해요. 자칫 사람 망칠 수가 있거든요. 간혹 혼자서 처리하는데…글쎄 얼마나 센지…얼마 전 10층 빌딩 붕괴사건 있었죠? 사실 뒷골목에서 제가…".
애니메이션에서 에로틱을 찾는 것이 무리일까? 그러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인물들이 모두 '괴짜 어른'이다. 디즈니의 애니메이터들은 '라이온 킹'에 아이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짙은 애무장면을 집어넣었다.
'인크레더블'도 마찬가지다.
감독 브래드 버드는 세살 때부터 만화를 그렸다. 흥행에 참패해 '비운의 애니메이션'이란 이름이 붙어진 '아이언 자이언트'와 이번의 '인크레더블'을 보면 실제 생활에 대한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잘 그려진다. 특히 '인크레더블'은 슈퍼 히어로의 애환을 실제에 잘 결합시켰다.
'인크레더블'을 보면서 계속 떠오른 것이 에로킹다운 상상이었다. '그러면 인크레더블이 엘라스티걸과 결혼한 이유가 뭐야? 엘라스티걸은 몸을 늘렸다 줄였다 자유자재로 하는데, 왜 하필 그 많은 초능력 중에 그거야? 그것이 인크레더블과의 섹스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는 그 파워를 받아들일 수가 없잖아…'.
'인크레더블'은 슈퍼 히어로의 가정 수호이야기다. 세계 최강의 슈퍼 히어로 미스터 인크레더블. 은퇴해 엘라스티걸과 결혼해 세상사 속에 묻혀 산지도 벌써 15년이 됐다. 한때 '몸짱'인 그의 몸은 허리띠조차 못 맬 정도로 망가졌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정체불명의 특명이 떨어지고, 외딴 섬에 투입된다.
그러나 그 작전은 슈퍼 히어로를 모두 없애고 혼자 영웅이 되려는 악당의 음모다. 엘라스티걸은 초능력을 가진 남매를 데리고, 남편이자 아빠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다.
'인크레더블'을 현실적인 스토리로 치환시키면 어떤 이야기가 될까. 권태기에 빠져 하루 하루를 무료하게 지내는 미스터 인크레더블. 어느 날 그에게 미모의 여인이 나타난다. 너무 오래 동안 힘을 쓰지 않았던 그는 그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그러나 그 유혹은 곧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온다. 그녀에게 남자가 있었던 것이다. 그 남자는 인크레더블을 가두고 협박한다. 맙소사, 인크레더블이 꽃뱀에게 당하다니.
인크레더블은 저녁마다 이웃에 사는 프로즌과 함께 과거의 향수에 빠진다. 인간을 구하기 위해 마음껏 힘을 쏟았던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다.
이런 설정은 결혼한 남자 두셋만 모이면 꾸미는 음모다. 한 곳(?)에 힘을 쏟으며, 열정적으로 인간애를 구현했던 화려한 무용담. 그런 과거를 되새김질하는 남성들은 지금도 포장마차에 가면 숱하게 볼 수 있다.
'인크레더블'에서 가장 큰 슈퍼 파워는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우직한 힘이다. 그는 마님을 위해 일로매진하는 머슴을 연상시킬 정도다. 아들 대쉬는 총알처럼 빨리 달릴 수 있다. 그러나 엘라스티걸도 그렇지만, 투명인간 딸 바이올릿 등 여성의 능력은 지나치게 수동적이다. 슈퍼 히어로의 초능력도 남녀 차별하나.
'인크레더블'은 '굉장한'이란 뜻이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슈퍼 파워의 남성을 만나면 우리는 "대단하다!"라고 추켜세운다. 바로 '인크레더블!'이다. 슈퍼맨의 섹스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 있다면 그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에로영화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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