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모 국회의원이 대법원 재판에 계류 중인 상황인데도 상당수 인사들은 오는 4월의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영천에서도 치러질 것으로 보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의원이 2심에서 벌금 1천500만 원을 선고받은 만큼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선인 벌금 100만 원 미만 형의 확정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천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자천·타천으로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인사는 현재 10명 안팎이다.
본인이 직접 출마를 거론한 인사는 전문직 3명, 전·현직 공직자 출신 2명, 기업인 2명, 전직 국회의원 1명, 당직자 1명 등 모두 9명이다.
연령층은 40대 3명, 50대 4명, 60대 2명 등으로 나눠진다.
출마예상자 중 4,5명은 정당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출마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선거 이전에 후보군이 5명 안팎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전문직 인사는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이면서 백상경제연구원장인 정희수(51)씨, 박헌기 전 국회의원의 장남이자 변호사인 박병배(47)씨, 해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있는 김상일(53)씨 등이다.
정씨와 박씨는 한나라당, 김씨는 열린우리당 공천신청을 고려하고 있다.
전·현직 공직자로는 대구시 행정부시장인 조기현(56)씨가 한나라당 공천을 염두에 두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주 인도대사 등 공직생활을 거쳐 지난해 정년 퇴임한 뒤 부산대 초빙교수로 있는 권순대(62)씨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경우 출마한다는 계획이다.
이덕모 의원의 동생으로 현재 미국계 투자은행 한국투자본부 사장인 이창주(49)씨는 이 의원이 의원직을 잃을 경우 출마를 검토할 예정이고,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외 이사로 닭고기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황동현(56)씨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면 출마한다는 계획이다.
전직 국회의원으로는 12대, 13대 의원을 지낸 정동윤(67)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열린우리당 공천을 전제로 출마에 나설 움직임이며, 당직자로는 박헌기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이면서 한나라당 중앙당 교육분과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동근(45)씨도 공천을 전제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에서 출마를 권유해온 최기문 전 경찰청장은 본인이 완강히 고사해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일부에서 출마가 거론된 이병진 중앙경찰학교장도 출마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와 관련해, 정희수씨는 "미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국내 중앙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경제 전문가로서 지역경제 살리기에 앞장설 것"이라고 경제마인드를 강조했다.
박병배씨는 "법조계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꾼이 아니라 '선비정신'으로 지역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상일씨는 "군생활 30년 경험을 살려 군부대 면적이 많은 영천지역에서 국방부와 잘 조율해 시민들의 재산권 보호에 힘쓰겠다"고 했고, 조기현씨는 "확정 판결이 난 뒤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할 것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출마의 변은 피했다.
권순대씨는 "37년을 공직에 몸 바쳤는데 공천을 받는다면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지역발전에 봉사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창주씨는 "일단 대법원 재판을 지켜보자"면서도 "형이 정성을 쏟아 의원이 된 뒤 역할도 다하기 전에 낙마한다면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출마의향을 비쳤다.
황동현씨는 "지금 국회에 농촌전문가가 제대로 없다"며 "농학을 전공한 뒤 꾸준히 농촌문제를 연구해온 경험을 정치현장에서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동윤씨는 "그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쏟아왔고, 이번에 여당에서 영천발전을 위한 프로젝트를 받아내 필요하다면 마지막으로 봉사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이동근씨는 "지역에 중앙 예산을 많이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공공기관 및 기업을 지역에 유치하는데도 힘을 쏟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대다수 출마 예상자들은 정당 공천을 받는데 주력하고 있으나 일부는 벌써부터 지역의 기관·단체, 주요 인사 등을 찾아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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