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최대의 교통대란의 현장이었던 석적면 우방 신천지타운 앞. 이곳은 왜관 방면에서 구미 3공단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목이다.
수년 동안 무대책으로 방치돼 오던 이곳의 교통지옥 현상이 최근 해소됐다.
이곳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출퇴근 시간 때는 1㎞ 구간을 빠져나가는데 30분 넘게 걸렸던 만성적 교통체증의 현장이었다.
수천 대의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최근 다시 찾아간 그 곳은 확 달라진 모습이었다.
출퇴근 시간대에도 통행이 순조로웠다.
비좁은 국도의 한쪽에 2차로의 일방통행로를 개설하면서 교통 체증이 한꺼번에 해결된 것.
숱한 진통과 시련이 뒤따랐지만 손해를 감수하며 양보의 미덕을 발휘한 주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구미3공단 지역과 칠곡군의 끝자락에 맞물린 민원의 현장 한가운데에서 살고 있던 이수철(47·칠곡군 석적면 중리)씨가 주인공.
이씨는 수십 년 동안 이곳에서 참외·마늘 농사와 양계·개사육을 해온 토박이. 구미3공단이 조성되면서 주변 도로확장으로 농토가 편입돼 이씨는 농사와 닭 기르는 일을 포기하고 개 사육을 시작했다.
한때 쏠쏠한 수익을 올리기도 했지만 1995년 한꺼번에 개를 50여 마리 도둑맞아 어려움에 처했고 부인 박진주(42)씨가 편의점을 개업해 생계를 이어갔다.
2001년부터 인근 중리2지구 구획정리사업이 시작되면서 주변개발 속도가 빨라졌다.
인근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마을 전체가 변했다.
가장 큰 문제는 구미공단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인 67호선 국도가 편도 1차로의 비좁은 옛길 형태를 벗어나지 못해 교통대란이 일어났다는 것.
이에 대한 언론 보도(본지 2003년 4월15일자)가 나가자 칠곡군은 대책강구에 나섰다.
해결책은 국도의 확장뿐이었다.
군은 우선 광암교 앞 도로 선형 개선에 착수, 임시 일방 통행로를 만들어 구미공단 진입 차량들의 분산 대책에 들어갔다.
그러나 임시도로 개설에 편입되는 지주들과의 보상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진척을 보지 못했다.
당시 이씨도 이해 관계가 얽혀 있었다.
임시도로 개설에 따른 13평의 토지를 도로에 편입하게 돼 아예 마음문을 걸어 잠근 상태였다.
결국 칠곡군 공무원인 윤석수씨와 금창오씨가 해결사로 나섰다.
석적면 장극진 면장(현 주민자치과장)과 조재일(현 체육청소년 담당)씨도 가담했다.
꾸준히 이씨와 접촉하며 설득했다.
"지금 추진중인 개발계획이 빨리 마무리돼야 군 전체가 발전된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하지만 이씨의 마음은 좀체 열리지 않았다.
2개월에 걸친 설득작업을 벌였고 결국 이씨의 마음도 열렸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 재감정을 통해 토지 보상가에 대한 불만을 해결키로 한 것. 이씨는 "처음부터 사업설명만 제대로 자세히 해 주고 협조를 구한다는 절차라도 제대로 밟았더라면 그토록 고집을 부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우여곡절 끝에 도로는 개통됐고 이씨의 편의점도 맞은 편으로 옮겼다.
부인 박진주씨는 "토지보상비가 편의점 옮기는 비용에도 모자란다"고 하소연했다.
칠곡군의 최대 교통현안이던 이곳의 '교통지옥 현상'은 이로써 해소됐다.
그러나 걱정은 아직 있다.
국도67호선 확장공사가 추진되면 남아있는 땅의 절반 이상이 편입될 형편이다.
이씨 부부는 "지난번에 형편 없는 보상가를 책정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현실적 보상을 해줘야 어디 다른 땅이라고 구해 살아가지요"라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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