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출신인 수도권 기초단체장들은 공교롭게도 공부하거나 돈 벌러 어린 시절 출향(出鄕)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최선길(崔仙吉·62·달성군) 도봉구청장은 경북고와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행시에 합격했다.
수학과 출신이 행시에 도전했으니 일종의 외도를 한 셈. 최 청장은 89년 동대문구를 시작으로 노원구와 도봉구 구청장을 지냈다.
최 청장은 형인 광동제약 최수부 회장 밑에서 2년여간 사장으로 일하다가 초대 노원구청장 선거에 도전해 당선, 3년여간 일했다.
2대 때는 쉬었으나 "마지막으로 봉사하겠다"며 2002년 도봉구청장 선거에 나서 다시 당선됐다.
이유택(李裕澤·65·안동) 송파구청장도 외도(?) 한 것은 최 청장과 마찬가지다.
안동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중등학교 교사가 되려고 서울대 사범대학에서 다시 공부해 동대문여중 등지에서 잠시 교사 생활을 했다
하지만 중등교사직에도 만족하지 못한 듯 행정고시 준비에 나서 합격, 공직의 길에 들어섰다.
증조부가 독립운동가이고 부친이 도산서원 원장을 지낸 것이 그의 자랑. 이 청장은 30년간 송파구에 살며 제2의 고향으로 삼았다.
정영섭(鄭永燮·72·의성) 광진구청장은 정창화 전 의원의 삼촌이다.
의성 안계고, 경희대를 졸업한 뒤 공직에 들어서 85년부터 구청장에 재직하고 구청장 선거에서 내리 세 번 당선돼 '만년 구청장'이란 별명을 얻었다.
강현석(姜賢錫·52·의성) 고양시장은 정 구청장과 동향. 중학교는 안동(안동중), 고교는 대구(대륜고), 대학은 서울(고려대)에서 다녔고 공직은 경기도 고양시에서 하는 이른바 '전국구'이다.
강 시장은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녔으나 나의 뿌리는 의성 다인"이라며 "다인초교 총동창회가 매년 10월3일 동창회를 개최한다며 연락이 오는데 마침 고양시의 행사와 겹쳐 참석하지 못해 동창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재선인 김윤주(金潤周·56·예천) 군포시장은 출향 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열린우리당 소속이다.
군포시 지역구 국회의원이 경북고를 나온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이라 "대구·경북이 군포를 다 말아먹는다"는 우스갯 소리도 들린다.
예천 용문중이 최종 학력으로 군포에 있는 범양냉방에 입사한 것이 군포시장이 되는 인연으로 이어졌다.
범양냉방에서 노조위원장을 맡아 노동운동의 길로 들어선 김 시장은 전국금속노조부위원장을 지내고,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김 시장 주변에선 "신념이 확고하고 선이 굵다"고 평한다.
최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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