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의 향토인들] (2)서울시의회·경기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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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에서 대구·경북 인맥의 입김은 만만찮다.

서울시의 고위간부 가운데 많은 이들이 고향 사람인 데다 다수당인 한나라당 의원 86명 가운데 16명이 대구·경북 출신으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 전반기에 이성구(대구) 전 의원이 의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힘'이 바탕이었을 것이란 풀이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 정착한 출향인사들에겐 기구한 사연이 한두 가지 정도는 있기 마련이다.

김성구(66·영주 풍기) 의원이 대표적. 김 의원은 "6·25 전쟁으로 인삼밭이 모두 타버리는 바람에 굶어죽을 지경에 몰려 무작정 서울로 왔다.

다시 인삼농사를 지어 소출을 보려면 3~6년은 기다려야 해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다.

김 의원은 풍기초교 졸업 후 중학교를 수료했으나 선관위는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의류수출업이 그의 생업이었는데 한때 하모니패션이란 브랜드는 일본에서도 유명했다.

조규성(57·영천 화남) 의원은 동아건설 창설 멤버인 고 조백환씨의 아들로 7세때 고향을 떠났다.

토목기술자인 선친을 따라 여기저기 옮겨다녀야 했던 것. 2군사령부 작전참모를 지내고 대령 예편한 고 조영환 영천정보고 전 이사장이 작은 삼촌. 주택시행업을 하고 있다.

권영하(59·청송) 의원은 영등포시장에서 30여 년 간 청과도매업을 했다.

재경 대구농고 동문회장으로 방송통신대에 다니고 있는 권씨는 고교를 졸업한 날짜, 서울로 온 날짜를 정확히 기억할 정도로 기억력이 비상하다.

하지만 그는 "대학을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재선으로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병인(54·영천 북안) 의원은 강북에서 가장 큰 양곡점을 운영하며 노원구 양곡조합장 일까지 한다.

역시 재선인 한봉수(66·김천) 의원은 서초구청장이 되는 것이 꿈이다.

김천고를 졸업했고 경희대 정치학과 재학시절 학생회장을 했다.

김천버스터미널 내 대한약국 주인인 봉태씨와 형제다.

채갑식(45·상주) 의원은 호남 아성인 송파구에서 경상도 출신으론 첫 당선됐다.

함창고를 졸업했고 주택시행업을 하고 있는 그는 "정치한답시고 고향 분들께 제대로 인사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도 서울시의회와 마찬가지로 의원 104명 가운데 한나라당이 절대 다수인 89명인데 대구·경북출신은 7명으로 적은 편이다.

박준규 의장을 보좌한 우태주(55·달성 논공) 의원이 리더격. 그러나 최근 치러진 한나라당 대표의원 선거에서 떨어지는 아픔을 맛봤다.

능인고와 동국대를 졸업했다.

비례대표 장정은(여·38·칠곡)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 가운데 최연소. 분당 연세모두병원장인 남편을 도와 병원 운영을 하고 있다.

경주 최부잣집 막내딸인 고 최정희씨가 장 의원의 어머니다.

김대원(48·포항 구룡포) 의원은 포항수산고를 졸업한 뒤 외항선원으로 일해서인지 성격이 서글서글하다.

강원도 양구에서 20여만 평의 목장을 경영하고 있다.

최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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