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쌀값 혼란, 農民 불안 해소가 우선

쌀값이 심상찮다. 지난 연말 쌀 협상이 타결돼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 내 산지의 쌀 값이 급속으로 떨어지고, 거래마저 부진해 농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쌀 협상 타결 후 1주일 새 의성'군위 등 경북도 내 쌀값이 급락하고 있다. 의성 미곡종합처리장은 종전 20kg 한 포대가 4만1천500~4만2천 원이었으나 4만 원으로 5%가 내렸다. 군위에서도 2천 원을 내려 받고 있으나 거래량이 급속히 줄고 있다.

쌀값은 원래 계절적인 요인이 있기 마련이다. 신학기나 명절 밑이면 학자금이나 제수비용 마련을 위한 매물이 늘어나 값이 떨어지는 경향이 없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이런 계절적인 원인만이 아니라, 외국산 쌀의 시판에 대한 불안이 겹쳐 일어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도사리고 있다. 수집상들이 올 6월쯤 외국산 쌀이 시판되면 쌀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매입을 중단,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군위농협물류센터의 경우 쌀 판매가 급감해 하루 2.3t에서 1.6t으로 10%나 줄었다. 앞으로 학자금이나 설 제수비용 마련을 위한 매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질 경우 쌀값은 더욱 떨어질 것이다.

쌀값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농가들의 불안심리를 없애야 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외국산 쌀이 동네 슈퍼나 가게서 시판된다고 해서 쌀값에 곧바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쌀 협상 과정에서의 연차적 시판 물량 확대 등 조치가 급격한 값 하락을 막기 위한 것이었음을 널리 알려야 한다. 아울러 의무수입량 확대에 따른 쌀 재고의 증대, 국민의 소비 감소 등에 대한 대책도 서둘러 내놓아 농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그래야 더 큰 쌀값 혼란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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