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대전화 스팸메시지'못 참겠다'

지난해 휴대전화 스팸메시지 수사 과정에서 한 업체의 대표가 조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그 업체의 스팸 메시지가 담당 검사의 휴대전화에 전달되고, 조사 받던 폰팅업자들이 날아오는 스팸메시지에 짜증을 냈다고 해서 작은 화제가 됐다.

문명에 대한 반동과 부작용은 언제나 따라다니지만 인터넷 스팸메일이나 휴대전화 스팸메시지만큼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장삿속으로 집요하게 악용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발송되는 스팸메시지는 1천100만 건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접수된 휴대전화 스팸 신고건수는 총 87만 건으로, 전년보다 30배나 늘었다. 웬만하면 견딜 텐데 시도 때도 없이 귀찮게 하고 불쾌하게 하는 스팸메시지 등쌀에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업자들에게 스팸메시지는 아주 손쉽고 저렴한 영업'광고수단이다. 스팸 자동발송기를 이용하면 얼마든지 무차별적으로 보낼 수 있고, 인터넷 메일보다 접근성과 즉시성이 훨씬 뛰어난 휴대전화 스팸을 상혼에 젖은 업자가 놓칠 리 없다. 때문에 강력한 규제조치가 없는 한 휴대전화 스팸은 날이 갈수록 극성을 부릴 것이다.

오는 4월부터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스팸메시지를 보낼 경우 최고 3천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게 한 정보통신 관련 개정 법률이 발효된다. 스팸 저지에 다소의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인터넷 스팸 메일이 그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들끓고 있지 않은가. 휴대전화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청소년들에게, 지금도 음란 스팸'구매 충동 스팸 메시지는 무차별적으로 날아가고 있다. 악성의 경우 체벌을 포함한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강력한 근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