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 한 달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7일로 한 달이 지났다.

당초 예상대로 포항 죽도어시장과 영덕·강구 등 해안가 횟집 등에는 손님이 크게 늘었지만, 경주의 경우 관광객 감소 현상이 두드러져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동해 해안가 횟집 즐거운 비명

포항 죽도어시장을 비롯한 구룡포, 영덕, 강구 등의 동해안 관광지나 해안가 횟집 등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평일에도 고속도로 개통 전에 비해 대구권 손님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죽도어시장 회상가연합회 박삼식(53) 회장은 "주말의 경우 포항 시가지 정체 및 주차시설 부족 등으로 손님이 영덕이나 구룡포 등 외곽지로 상당수 빠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구 산호대게회타운 손경화(56·여) 사장은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이라는 호재가 없었다면 강구 지역의 대게식당들은 지금 고전하고 있을 것"이라며 "요즘 주말 차량의 30%쯤은 대구 차량들인데 상당수가 포항에 왔다가 방향을 돌려 영덕으로 오는 손님들"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말까지만 해도 강구항 일대에는 상당수 건물이 부동산 매물로 나와 있었으나 지금은 찾을 수가 없다.

고속도로 개통 이후 대게 장사가 잘 되자 매물을 모두 거둬들인 것. 차상수 영덕군청 공보담당은 "군 자체 조사로는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 이후 30%가량 관광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포항 시내 변화상은 '아직'

포항시내에서는 출·퇴근 차량 증가, 백화점 고객 유출 등 생활상의 변화가 아직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포항대백쇼핑 오주하 팀장(43)은 "당초 유명브랜드가 많은 대구 소재 백화점으로 고객이 상당수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희채 포항역장은 "고속도로 개통 전에 비해 열차 고객이 10% 정도 줄었지만 당초 우려했던 것 만큼은 아니다"며 "방학이 끝나고 오는 3월에 개학을 해 봐야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청 김순태 경제통상과장도 "아직까지는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일시적 현상과 연말연시 관광객 증가 등의 영향이 큰 만큼 올 상반기는 지나야 개통 영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현상은 고속도로 포항 요금소를 통과한 차량 수에서도 드러난다.

개통 첫 일요일인 지난달 12일의 경우 통과 차량은 2만2천194대였지만 2주째 일요일(19일)은 1만7천507대, 3주째 일요일(26일) 1만6천792대로 줄었다.

반면 해맞이 행사가 있었던 지난주 일요일(1일)에는 2만3천354대로 늘었다.

◇직격탄 맞은 경주

경주지역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포항~대구 고속도로 개통으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겨울철에도 토·일요일 오후 대구권 당일치기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경부고속도로 경주톨게이트 주변에는 체증이 빚어지기가 일쑤였으나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 이후 이런 현상이 모두 사라졌다.

보문단지와 대릉원 근처 식당 업주들은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 여파가 평일 20%, 주말 30%의 손님 감소로 나타나고 있으며 올 봄 이후에도 제 모습을 찾지 못하면 문닫는 곳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콘도 이용객 가운데 대구지역 젊은층이 줄어든 것도 고속도로 개통 이후 나타난 현상 중 하나다.

한 콘도 간부는 경주지역 관광객 감소와 포항·영덕권 관광객 증가를 빗대 '경주가 흘린 눈물이 포항과 영덕에서 웃음으로 피어난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포항·임성남기자snlim@imaeil.com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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