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정시 포기 "일찌감치 재수나…"

학원등록 대구 벌써 500여명

수능 표준점수제 도입에 따른 불이익, 대학별 전형 방법 다양화로 인한 지원 혼란 등으로 대학입시 정시모집이 한창 진행 중인데도 일찌감치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재수 행렬에 뛰어드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여기에 재수생을 선점하기 위한 입시학원들의 출혈 경쟁까지 겹쳐 재수 시기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지면서 학원가가 파행교육을 선도하는 등 비교육적 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구지역의 5개 입시학원들은 지난 5일을 전후해 2006학년도 대입 선행반을 일제히 개강했다. 이는 고교 졸업식이 끝난 뒤 2월 중순에 개강하던 예년에 비해 한 달 이상 빨라진 것. 학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학원마다 1~5개 학급씩 편성해 수강생 숫자가 대구에서만 벌써 500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조기 재수 현상은 2005학년도 수능시험에 처음 도입된 표준점수제로 불이익을 당한 수험생이 적지 않은데다 대학별 전형 방법 다양화로 원하는 학과의 지원 기준을 맞추지 못해 정시모집 지원을 포기한 수험생이 속출한 데 따른 것으로 입시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또 2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했으나 표준점수제로 영역별 최저 등급 기준을 맞추지 못해 탈락한 수험생들 가운데도 재수를 결정한 수험생이 상당수인 것으로 보인다.

학원들의 과열 경쟁도 조기 재수를 부추기고 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선행반 몇 학급을 운영해봐야 큰 수익이 되는 것도 아닌데 너나없이 선행반을 개설하니 다음달 정식 개강 때까지 한 명이라도 더 수강생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개강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고교 교사는 "재수 여부를 떠나 일단은 정시모집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대학별 전형을 시작하는 데 맞춰 학원들이 선행반을 개설하는 건 비교육적 처사"라고 비난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