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이 공연티켓 구입'…'메세나' 붐

최근 지역 기업들의 메세나(문화예술지원) 운동이 다시 붐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끝 모르는 장기불황 여파로 침체됐던 지역 공연계가 기업들의 잇따른 문화마케팅 등으로 밝은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구시민회관 대강당 무대에 오른 '2004 난타 크리스마스 대구 특별공연' 경우 삼성 디지털프라자가 한 회 공연 티켓 1천600매를 몽땅 구입해 회사 고객들에게 선물했다. 그동안 이 회사는 뮤지컬 '캣츠'와 '캬바레',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의 공연 입장권 일부를 고객들에게 사은품으로 증정한 적은 있지만, 한 회분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디지털프라자 최우석(31) 마케팅 담당은 "우리 국민의 문화욕구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은 효율적인 문화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올해는 분기마다 한 차례씩 할 예정이며, 지역 공연물 쪽으로도 문화마케팅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15일부터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맘마미아'에도 기업들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대구은행은 오는 22일 열리는 공연의 전 객석을 은행 고객들에게 모두 내놨다. 대구백화점도 200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맘마미아' 공연 티켓을 사은품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맘마미아'의 경우 지역 대학들이 메세나 운동에 동참,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대학교는 오는 20일을 '경북대의 날'로 정해 교수 및 교직원과 학생 1천500명을 대구오페라하우스에 초청, 뮤지컬을 관람키로 했다. 또 계명대학교와 대구대학교도 내달쯤 한 회 공연분을 모두 예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 문화산업연구소 이장우 교수(경영학부)는 "지역 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구의 소비기반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또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 순수예술 기반이 튼튼해야 하는 만큼 대구시는 물론 기업과 학교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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