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우식(金雨植) 비서실장과 정찬용(鄭燦龍) 인사수석 등 청와대 인사추천회의 참석멤버 전원이 9일 이기준(李基俊) 교육부총리의 사퇴 파문과 관련, 도의적 책임을 지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 관저에서 이해찬(李海瓚) 총리, 청와대 인사추천위원들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같은 의사를 전달받고 "일단 시간을 갖고 생각하겠다"며 즉각적인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이로써 이기준 부총리 추천과 임명을 둘러싼 논란은 급기야 청와대 참모진의 대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인사 파문을 인사 추천보다는 인사 검증단계의 문제로 정리함에 따라 실질적 각료제청권을 행사한 이해찬(李海瓚) 총리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사추천과 검증 단계의 책임자인 정찬용 인사수석과 박정규 민정수석, 특히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와 '40년 지기'로 논란에 휩싸여 있는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도의적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어 노 대통령의 결심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이 교육부총리 임명과 사퇴 파문을 놓고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국민에게 공개 사과하고 인사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검과 개선책 마련을 지시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이번 교육부총리 임명및 사퇴와 관련, "논란과 무리가 빚어진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사시스템을 다시한번 점검해 개선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인사검증과 관련, "정무직 등 주요 공직자 후보의 경우 재산 문제 검증을 위한 사전 동의서를 받아 검증할 수 있는 방안이나 검증과 관련된 설문과 답변서를 후보로부터 사전에 제출받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국무위원의 경우 관련 국회 상임위에서 하루 정도 인사청문을 받는 방안도 검토해 보라"고 지시하고 "이번 사건이 공직자상을 새롭게 정립하고 공직 검증시스템이 보다 투명하고 선진화되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총리는 실질적 각료추천권 행사와 관련, "이 전 교육부총리는 제가 추천했다"면서 "대학 개혁의 시급성과 당위성을 중시했으나 그 과정에서 검증 부문에 충분한 인식이 부족했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이병완 홍보수석은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 추천은 이 총리가 했지만 검증부분은 어디까지나 청와대 몫"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또 "이해찬 총리는 사의표명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부분은 논의가 안됐다. 총리는 이 부분과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검증은 제청의 몫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수석은 후임 교육부총리 인선 시기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층적으로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우식 실장은 "청와대 인사추천회의 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격 사의를 표시했다.
이날 오찬에는 노 대통령과 이 총리, 인사추천회의 멤버들 중 김우식 실장, 정찬용 인사, 박정규 민정, 문재인 시민사회, 이병완 홍보수석이 참석하고 김병준(金秉準) 정책실장은 불참했다.
인사추천회의 멤버들은 그러나 10일 오전 노 대통령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이 총리와 협의한 뒤 이미 사의를 표시한 이기준(李基俊) 교육부총리의 사표를 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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