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운 전망까지 나왔던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28일)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지금까지 경선구도가 일방적인 정세균(丁世均) 의원 쪽 흐름이 대세였으나 재야파인 장영달(張永達) 의원이 등장한 것이다.
장 의원의 출마는 예견된 것이지만 재야파 다운 '파이터'의 모습을 드러내 당권·중도파 진영을 놀라게 만들었다.
장 의원은 9일 성명을 내고 "당을 휘덮고 있는 토끼몰이식 파당정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도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권파인 정 의원 측을 겨냥, "원내대표 경선 등을 앞두고 양지만을 좇는 기회주의 습성에 젖어 의원들을 줄 세우기 하려는 일부 중진들의 작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해 반향을 낳았다.
당 일각에서 일고 있는 이른바 '정세균 대세론'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인 셈이었다.
정 의원 측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으나 내심 불쾌해 했다.
한 관계자는 "당을 과격·강경기류로 만들면 여야 관계가 또다시 경색, 국회가 제구실을 못하게 되는 결과를 빚게 된다"고 에둘러 꼬집었다.
당 일각에서는 장 의원의 등장으로 기존 구도가 이념·노선 대립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정 의원과 개혁 노선을 표방하는 장 의원 간 한판 싸움이 될 것이란 얘기다.
'실용'과 '개혁' 노선은 당 정체성을 관통하는 주요 기류라는 점에서 양측 간 선명성 경쟁이 향후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당권·중도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 의원 대(對) 재야파 및 젊은 운동권 출신의 386 의원들이 후원하는 장 의원 간 대결은 어떤 식으로든 후유증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내 한 관계자는 "집권 여당의 원내 사령탑 경선이 해묵은 이념·노선 갈등으로 비쳐진다면 당으로 볼 때 득이 될 게 없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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