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혼·불황 속 '아빠 모임' 는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이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다시 아빠가 힘을 내고 있다.

최근 가족을 위해,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거듭나려는 '아빠 모임'이 다양하게 생겨나고 폭넓게 번져나가고 있다.

아버지를 참여시키는 대구 시내 초·중·고교 가족캠프는 현재 100여개로 불어났다.

1998년 출범한 두란노아버지학교 대구경북지부 경우 지금까지 '위기'의 아버지 2천여명이 참가해 새 희망을 찾았다.

대구를 시작으로 2002년까지 구미, 안동, 경주 등으로 확산된 아버지학교는 지난 해에도 영주, 김천에 문을 열었다.

두란노아버지학교는 5주간 아내와 자녀에게 편지쓰기, 가족의 사랑스런 점 20가지 찾기, 1대1 데이트신청, 매일 포옹하기 등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고있다.

가족 해체의 아픔을 겪은 부자가정의 아빠들도 '엄마' 역할에 애쓰고 있다.

대구 동구 안심종합복지관 내 부자가정 모임 경우 2000년 설립이후 '자람회', '좋은 아버지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연 20~30명씩 120명의 아빠가 참가했다.

이 모임은 대구에 유일하며 올해에는 '희망나누기'로 이름을 바꿔 지금까지 가장 많은 40명의 아빠들이 참가한다.

김혜영 담당 복지사는 "부자가정 아빠 대부분이 막노동, 일용직 등으로 생계를 꾸려 가는 차상위계층이지만 다시 설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며 "아빠들은 매달 한차례씩 자녀 교육이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1년에 한 번은 테마여행을 떠나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의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모임' 전구룡(51) 회장은 "최근에 참가 문의가 많다"며 "가능한 신청자 모두에게 좋은 아버지의 기회를 줄 방침"이라고 했다.

아버지들의 자발적 참여로 방학때 1박2일 또는 2박 3일 일정으로 이뤄지는 가족캠프 경우 2000년 대건중학교를 시작으로 현재 100여교로 늘어났다.

대건중 박창록 학생과장은 "부자간 공동작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버지와 자녀들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있다"며 "3년 전 교육청 우수사례로 알려지기 시작해 매년 20여교 이상이 가족캠프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란노아버지학교 대구경북지부 유지형 지부장은 "아내와 아들 딸이 아빠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며 "아빠들이 경제 불황의 한 복판에 서 있지만 가족을 위해 자신의 아픔을 묻고 헌신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탐사팀=이종규·이상준기자

사진: 아빠가 힘을 내야 가정과 사회가 제대로 굴러간다는 믿음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새 해 첫 모임을 가진 두란노 아버지학교 아빠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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