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와는 달리 을유년 새해 첫 태양은 포항 호미곶을 비롯한 동해안 수평선 위로 예년의 그 어느 태양보다도 찬란하게 떠올랐다.
지난해 우리들의 살림살이는 정말 어려웠다.
금년도 경기전망 역시 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있으나 이 또한 올해 첫 해맞이처럼 예상과는 거꾸로 경제가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해방 60주년이 되는 올해 2005년은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한해가 될 것 같다.
해방될 무렵의 어수선한 나라 형국과 좌우 이념의 혼란, 그에 이어진 6·25전란, 그리고 60년대 배고팠던 시절을 제하고 나면 불과 30, 40년 만에 세계 10위권을 오르내리는 경제규모를 이룩한 우리 민족의 저력이야말로 자긍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숨가쁘게 달려왔던 한국경제의 이러한 모습이 지난 몇 년간 삐걱대며 주춤거리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저력이 있고 희망이 있다고 본다.
최근 우리사회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성장과 분배,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논쟁도 더 큰 도약을 위한 다양한 사고의 표출이며 우리 사회가 그 다양성을 받아들일 만큼 성숙했다고 간주하면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해 본다.
이처럼 애써 대범하게 생각하다가도 그래도 가슴에 남는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무너져 내리는 서민경제요, 국민 모두의 절망감의 팽배가 아닐까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과 같이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은 자명한 일. 생활고 때문에 하나밖에 없는 귀한 목숨을 버리기도 하고, 늘어나는 노숙자 행렬 등은 우리 모두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지금은 경제를 살려서 국민들로 하여금 최소한 생활에 대한 걱정만은 덜게 하는 일이 급선무인 것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구·경북의 지역경제 역시 무척 어려운 형국이다.
어렵다 어렵다하면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 경제 생리이다.
심기일전하여 두 눈을 부릅뜨고 지도자는 지도자대로 지혜를 모으고 국민은 국민대로 큰 용기로 심호흡하면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박차고 나올 때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지난해 연말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필두로 대구·경북 거의 전 지역이 동시 생활권으로 바뀌고 있고, 이에 따라 생활패턴에도 여러 가지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3월에는 대구·경북의 관문이 될 영일만 신항 컨테이너부두가 착공된다.
2008년 말쯤 3만t급 컨테이너선 6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6선석의 부두가 완성되면 대구∼포항 고속도로 건설의 진정한 의미가 새롭게 부각될 것이다.
구미의 IT산업, 포항의 철강산업과 첨단과학 인프라가 서로 보완이 이루어지고, 대구가 이 지역 중심으로서 어머니 역할을 잘만 해주면 대구·경북이 새롭게 일어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대구가 따로 있고 경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한몸이다.
R&D 특구지정, DKIST 등 당면한 지역 현안들도 이러한 인식하에 생각해보면 문제의 해답은 의외로 쉽게 나올지도 모른다.
포항∼울진 4차로 국도 확장이 10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사실로부터 우리 모두는 무엇을 반성해야 할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과 우는 아이에게 젖 더 준다는 말처럼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그리고 한목소리로 부르짖을 때 대구·경북의 꿈은 하나씩 하나씩 야물게 결실을 맺어나갈 것이다.
정장식 포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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