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인성 낙상 골절 조심해야

며칠 전 정모(71) 할머니는 동네 노인정을 가던 중 미끄러운 길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응급실 신세를 지게 됐다. 방사선 사진을 찍은 결과, 흉추와 요추의 압박 골절이 나타났다. 작은 충격이었지만 골다공증 때문에 예상보다 상태가 심각했던 것이다. 정 할머니는 입원 치료를 했지만 요통이 지속돼 척추 시멘트 성형술을 받았다.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골절 환자가 자주 발생한다. 겨울에는 몸이 움츠러들고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져 작은 충격에도 몸의 중심을 잃고 잘 넘어지게 된다. 이때 골절이 잘 생긴다. 특히 골다공증이 많은 노인층에서는 골절 발생 위험이 더욱 높다. 이를 일반적으로 노인성 골절이라고도 한다. 겨울철 노인들에게 흔한 골절은 척추의 압박골절, 엉덩이 관절주위의 골절, 손목골절 등이다.

척추골절의 경우 겨울철에 단순히 엉덩방아를 찧는 것에서부터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한 갑작스런 움직임 등과 같은 경미한 외상으로도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통증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골다공증과 동반된 경우 향후 등이나 허리부위에 만성적인 통증을 유발한다. 또 압박이 점점 진행되어 척추의 변형을 초래, 생활에 불편을 겪게 된다. 따라서 경미한 외상이라도 조기에 진단해 골절 유무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척추의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상당기간 동안 안정을 취하면 회복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이런 경우 통증이 감소하는 대로 보조기를 착용해 걸어야 한다.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압박 정도가 심하면 골절부위에 인체용 시멘트를 넣어 골절부위를 안정화시켜 주는 척추 성형술을 받는 게 좋다. 엉덩이 관절 주위의 골절은 누워 지내는 동안 합병증으로 몸 상태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철 낙상으로 인한 골절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손목 골절이다. 노인은 젊은 사람과 달리 중심 이동이 쉽지 않아 넘어지면서 손으로 땅바닥을 짚게 되는데 이때 손목 골절이 생긴다. 이 경우 골절부위를 맞춘 다음 깁스를 하면 합병증 없이 비교적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골편이 많은 경우 팔에 마취를 해서 핀으로 고정하는 시술이 필요하다.

노인성 골절을 줄이기 위해선 평소 골다공증 진단과 이에 대한 치료가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골량의 소실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빠르게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을 하루에 한번, 최소 1주에 3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또 근육의 힘을 증가시키고, 균형감을 높여서 낙상을 방지하는 데는 분명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노인이 있는 집에서는 집안 욕실 등에 미끄럼방지를 위한 조치와 깔판을 설치해 낙상을 줄이도록 노력해야겠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 소형태 우리병원 원장

사진: 겨울에는 뼈가 약한 노인들이 길에서 넘어져 생기는 충격 등으로 골절이 생기기 쉽다. 작은 사고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전문의로부터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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