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통비 0원' 대게 맛보기

주부 이혜경(42'대구시 지산동)씨는 최근 집에서 대게를 쪄서 온 가족이 실컷 먹었다. 최근 개통된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타고 동해로 대게 맛을 보러 갈 수도 있지만, 집에서 택배로 대게를 받아 직접 요리해 먹으면 자동차 기름값은 충분히 뺄 수 있을 정도로 값싸게 대게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게를 꼭 식당에 가서 먹을 필요가 있을까. 택배가 일반화된 요즘, 대게도 집에서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고 있다.

영덕군 축산항 대게원조마을에서 '기장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수(53) 대표는 "대게를 택배로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이나 오후에 집에서 받아 볼 수 있어 직접 식당으로 오지 않고 가정에서 택배 주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게 값은 천차만별이어서 1㎏ 한 마리에 10만 원 이상 하는 것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큰 부담없이 택배로 주문할 수 있는 대게는 머리 크기가 9㎝ 정도 되는 7년생 짜리가 보통이다.

담백하고 졸깃하며 특유의 향미가 있는 대게를 제대로 맛보려면 지금부터 2, 3월이 적기. 김 대표는 "자연산으로 매일 새벽 경매로 가격이 책정되는 대게는 날씨와 수요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머리가 9㎝ 정도 되는 대게는 식당에서 1만 원 선, 택배 주문시 7천∼8천 원선"이라며 "4인 가족의 경우 10마리 7만 원이면 충분히 먹을 양이 된다"고 했다.

대게는 찌지 말고 산 채로 받는 게 좋다. 단골집이 아닐 경우 이미 쪄서 냉동시켰다가 다시 해동시킨 대게를 보낼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게는 맛이 떨어지는 건 물론이다. 많은 식당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용, 택배로 보내는 대게의 종류와 가격대를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대게의 영양적 가치=자연식품인 대게 살에는 단백질 함량이 많으며 그 중에서도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발육기의 어린이에게 좋다. 특히 지방 함량이 적기 때문에 맛이 담백할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돼 회복기 환자에게도 좋다. 또 알코올 해독작용이 있어 술 안주로도 적당하다. 게의 알에는 세포를 활성화하는 핵산이 들어있어 노화 방지 효과도 있으며 대게 껍질에 다량 함유돼 있는 키토산은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준다고 보고돼 있다.

◇좋은 대게 고르는 방법=좋은 대게를 고르는데도 눈썰미와 요령이 필요하다. 우선 같은 크기라도 손으로 들어보아 무거울수록 좋다. 얼핏 보기에 크기가 비슷해도 노란 알과 살이 얼마나 튼실하게 찼는가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 대게는 배 부분이 희며 등껍데기 폭이 8∼10㎝ 되는 게 좋다. 홍게는 찌기 전이나 찐 후에도 배 부분이 빨갛지만 대게는 찌기 전에 배 부분이 약간 노르스름하거나 불그스름해도 찌면 희게 변해 홍게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게는 다리가 모두 제대로 붙어있고 살아 움직여야 싱싱하다.

◇대게 찌는 법=기본 요령만 알고 있으면 가정에서도 어렵지 않게 대게를 찔 수 있다. 대게를 물에 넣어 두지 말고 겉 표면만 살짝 씻는다. 살아있는 게를 손질할 때 먼저 집게발을 가위로 잘라내면 물릴 염려없이 다루기 쉽다. 미지근한 물에 담그거나 주둥이에 약간 뜨거운 물을 부어 죽인 다음 바로 찜통에 찐다. 살아있는 대게를 그대로 찌면 몸을 비트는 바람에 다리가 떨어지고 몸통 속의 게장이 쏟아지게 된다.

대게는 크기와 종류에 따라 찌는 시간이 다르다. 작은 대게 10마리를 찌는 경우 센 불에서 5분 정도 찌고 김이 확 나고 나면 불을 낮춰 10분 정도 찐 뒤 불을 끄고 5분 정도 뜸을 들이면 된다. 이때 대게의 배를 반드시 위로 향하도록 해야 뜨거운 김이 들어가도 게장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비린내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완전히 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액체상태인 게살은 찌고 난 후에도 액체로 있다가 식으면서 굳어진다. 따라서 중간에 솥뚜껑을 열어버리면 몸통 속 게장이 다리살 쪽으로 흘러 들어가 다리살이 검게 변하게 되므로 게가 완전히 쪄질 때까지 뚜껑을 열면 안된다.

◇대게 먹는 법=아직도 대게 먹는 법을 잘 모르는 이들이 적잖다. 대게는 껍질만 빼고 다 먹을 수 있다. 다리살은 맨끝 마디를 부러뜨려서 당기면 살 전체가 통째로 빠져나온다. 또 다리의 껍질을 길쭉하게 가위질한 후 파내 먹어도 된다. 몸통은 게 두껑을 연 후 연한 겉껍질을 하나하나 벗기면 맛있는 몸통살이 드러나고 게장은 참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려 밥을 비벼 먹으면 대게의 모든 맛을 보는 것이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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