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한 쪽도 나누는 우리네 정(情)은 살아 있다.
단지 도울 방법을 몰라, 또는 사소한 베풂이 무슨 자랑거리냐는 소박한 마음 때문에 주저하거나 꺼릴 뿐이었다.
가진 것이 없는 이들은 몸 봉사를 자원했다.
매일신문사가 새해들어 대대적으로 펼치는 '이웃사랑' 운동에 자원봉사 신청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각종 봉사활동에 동참할 가족·모임을 찾는다는 본지 보도가 나간 뒤 매일신문사에는 매일 3, 4건씩 자원봉사 의사를 밝히는 전화·인터넷 글이 들어오고 있다.
이들은 "봉사활동을 하고 싶지만 어디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쉽게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임연진(52·대구 서구 비산동)씨는 40여년 경력의 솜씨를 살려 아내와 함께 홀몸노인들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다.
임씨는 "예전에도 이발 봉사를 한 경험이 있는데 이 일을 그만두기 전에 다시 한번 뜻있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어 신청하게 됐다"며 "뜻이 같은 분이 있으면 함께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봉사모임 '코끼리클럽'의 홈페이지 운영자 김대석(38·대구 수성구 두산동)씨는 "막상 혼자 하기에는 부담스럽고 낯선 일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아 모임을 만들었다"며 "회원 대부분이 직장인이라 시간내기가 쉽지 않지만 성금 뿐만 아니라 비인가 시설을 방문해 청소, 음식 장만 등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1천 원짜리 자장면으로 유명해 진 중국 음식점 '복순루'의 강동한(33) 사장도 한 달에 한 번 시설아동들에게 자장면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미용 경력이 20년이라는 백용자(50·여·대구 달서구 감삼동)씨는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힘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며 남은 생을 살고 싶다"며 "한 달에 두 번 정도 불우이웃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싶다"고 했다.
대구과학대 조리계열 동아리 'sea food' 회원들도 "언제든지 불우아동 시설에 달려가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펴겠다"라고 연락해왔다.
그 외에도 김태동(48·대구 수성구 시지동)씨를 비롯해 10여명이 경제적인 도움은 주기 어렵더라도 무료급식 도우미 등으로 노력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대구시 이영선 자원봉사과장은 "대구시는 '시 나눔넷' 웹사이트에 자원봉사 관련 기관 홈페이지를 구축해 놓았지만 홍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이번 '이웃사랑 자원봉사'는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문의: 대구시 자원봉사과:053)429-2788. 대구시자원봉사센터:053)652-8075.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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