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숨져간 한국인들의 넋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
필리핀 남쪽 태평양에 위치한 아름답고 조그만 섬나라 팔라우 공화국(Republic of Palau)의 대추장 라파엘 바오 기르망(72)씨 일행이 해외 희생동포 추념사업회 이용택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기르망씨는 "우리의 전통인 대추장 제도는 공식적인 지위를 떠나 모든 팔라우인들의 존경을 받는 위엄있는 자리"라면서 "일본인들에게 끌려와 갖은 고생 끝에 숨져간 한국인들을 기리기 위해 정부에서 무상으로 위령탑을 건립할 땅을 제공했다"고 했다.
이번 방문은 추념사업회가 일제 치하 팔라우까지 끌려가 갖은 중노동에 시달리다 세상을 뜬 한국인들을 기리기 위해 위령탑을 건립하려고 장소를 찾던 중 이 회장과 친분이 있던 기르망씨의 설득으로 팔라우 정부가 4천여 평의 땅을 기증, 이에 대한 보답의 의미로 이뤄졌다.
관광업이 주 산업인 팔라우에서 대추장은 세속적 지위이긴 하나 실제 대통령과 맞먹는 영향력이 있다.
팔라우의 총 16개 주 중 13개 주를 거느린 비벨탑섬의 대추장인 기르망씨의 말은 이곳에서 절대적이다
"사계절 더운 나라에서 살다가 한국의 추운 겨울 날씨에 적응하기가 매우 힘들었지만 한국인들의 따뜻한 배려와 친절로 즐겁게 지내고 있다"는 기르망 대추장은 "한국인들이 아픈 기억이 서린 우리나라를 방문해 역사의 교훈도 느끼는 한편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고 편히 쉬다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선물로 받아 가슴에 단 태극기 배지를 만지며 밝게 웃었다.
제2차 세계대전의 격전지 중 하나이자 징용당해 건너간 6천여 명 중 2천여 명의 한국인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팔라우의 새로운 수도 멜라케오크에는 오는 7월 '한국인희생자 추념 평화기원탑'이 건립될 예정이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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