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것이 쟁점이다-(2)송현초교 삼거리 신호등 설치

"도로소통, 안전문제 중 어느 것이 중요할까?"

달서구 송현1동 송현초등학교 정문 오른편 삼거리에 신호등 설치문제를 두고 4년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남북으로 연결되는 4차로와 주택가로 들어가는 2차로가 교차하는 삼거리에 신호등을 설치하는 게 타당한지가 논쟁의 초점이다.

학교, 주민들은 교통사고를 방지하고 학생, 주민들의 안전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는 반면 구청, 경찰 측은 원활한 교통흐름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호 송현초교 교장='빨리 신호등 설치해야죠'

김정호(57) 송현초교 교장은 "초등학생들과 동네 주민들을 위해 삼거리에 하루빨리 신호등 및 안전장치가 설치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5월쯤 학교담장을 허물어 공원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인데 삼거리 쪽은 안전문제로 인해 항상 불안하다"며 "구청과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곳은 한달에 2, 3차례 교통사고가 일어나는 사고 다발지역인 데다 초등학생들의 등·하굣길에는 차들이 복잡하게 뒤엉키면서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 송현초교는 지난 2002년 5월부터 수시로 삼거리에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해줄 것을 경찰에 요청해왔다.

박모(10·송현초교 2년)양은 "며칠 전에도 이곳에서 사고난 것을 봤다"며 "길을 건널 때 갑자기 차량이 나타나면 무서워 차도 한가운데로 도망가곤 한다"고 말했다.

삼거리 맞은편 카센터에서 일하는 김모(33)씨는 "삼거리 중앙에는 교통사고 장소임을 알리는 스프레이 자국이 마를 날이 없다"며 "학교 정문 쪽에 있는 신호등을 이곳으로 옮겨오거나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최근 신호등 설치를 위한 '1만 명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윤창훈 달서구청 교통전문직 박사='교통흐름도 중요하죠'

윤창훈(36) 달서구청 교통과 교통전문직 박사는 "학교 측과 주민들의 바람을 적극 수용할 것이지만 주변 여건을 살펴보면 그리 간단치 않은 문제"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윤 박사는 "송현초교 삼거리는 '이동성을 가진 도로'이기 때문에 '교통사고 위험'과의 경중을 판단해 신중하게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곳은 송현1동 단독주택가, 본동 주공아파트 1천460가구, 우방하이츠 200가구 등 최근 인구증가로 교통량이 부쩍 늘어나면서 평소에도 출퇴근길 교통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또 삼거리에서 30여m 떨어진 송현초교 정문 쪽에 신호등이 있는 상황에서 새신호등을 설치할 경우 차량들이 오랜 시간 신호대기를 받아야 한다는 것.

신호등 설치를 검토·추진하는 대구지방경찰청, 달서경찰서, 구청 모두 원활한 교통흐름과 교통량, 송현초교 정문 쪽의 신호등 등 주변여건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지방경찰청 교통과는 "경찰서, 구청 등에서 신호등 설치건의가 들어오면 교통규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4,5개월 이내에 신호등을 설치할 수 있다"면서도 "송현초교 삼거리에는 굳이 신호등이 아니더라도 가상과속 방지턱, 과속방지 안내표지판 등 다른 대안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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