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고생해 가며 만든 친환경 축사를 특허 낼 수도 있었지만 많은 농가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뜻에서 그러지 않았습니다.
모두 함께 잘 살아야지요."
토함산이 훤히 바라다보이는 정병우(58)씨의 경주시 외동읍 제내리 서라벌 한우농장에는 자랑거리가 넘친다.
우선 독특하게 설계된 축사가 눈길을 끈다.
그가 직접 모기향을 태워 가며 실험해 만든 축사는 환승 기류를 이용,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여름날에도 공기가 자연순환돼 악취가 나지 않는다.
친환경 축사를 배우러 오는 전국의 축산인들만 연간 1천 명을 헤아린다
그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500두의 한우가 100% 1등급 판정을 받고 있다는 것. 지난 6년 동안 외부에서 단 한 마리의 소도 들여오지 않을 정도로 혈통관리를 철저히 하고 14년째 종자개량에 전념한 결과, 그의 농장에선 최상급인 A+등급 출현비율도 85%나 돼 전국평균 50%를 크게 웃돌고 있다.
그는 대나무 밭에서 추출한 토착 미생물 발효사료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농법에도 앞장서는 한편 인공수정으로만 송아지를 생산해 소 성병인 '브루셀라병'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그의 농장에선 배출되는 축분마저 일반 농가보다 3배 가까이 비싼 5t 트럭 한 차에 14만 원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건강을 해쳐 84년 퇴직, 소 8마리로 축산인이 된 그는 꾸준한 기술 개발과 아낌없는 기술 전파 공로로 1999년 경북도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초창기 설사병으로 키우던 송아지 절반을 잃었을 때 관련 세미나에서 도움을 받아 해결한 뒤 각종 교육·세미나에 빠지지 않는다는 그는 "축산은 과학화가 많이 이뤄진 만큼 젊은 세대들도 과감히 도전해 볼 만한 첨단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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