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이너스 프리미엄 시대 본격 도래

주택업체 '울상'…실수요자 '기회'

"본격적인 마이너스 프리미엄 시대."

분양업체와 분양받은 사람은 울고, 실수요자는 즐거운 비명이다.

대구에서 아파트 과잉공급 여파로 입지여건이 열악한 아파트단지나 소형 주상복합아파트를 중심으로 마이너스 분양권 프리미엄 시대가 가시화하고 있다.

해당 주택업체들이 자금회수를 못해 애를 먹고 있는 것과 함께 분양받은 사람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은 "보다 싼값에 집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라면서 희색만면이다.

△분양가 마이너스 수백~수천만 원=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대구 수성구 욱수동 ㅌ아파트(32평형 7개동 527가구)의 경우 일부 가구가 분양가(기준층 기준 1억5천950만 원)보다 500만~1천만 원 빠진 가격에 부동산업소 매물로 나와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03년 6월 중도금 무이자융자를 조건으로 분양한 뒤 그해 말쯤에는 프리미엄이 최고 4천만 원까지 붙었으나 준공이 가까워지면서 열악한 주거여건 등이 부각돼 프리미엄에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일부 가구가 1천만 원선의 프리미엄을 고수하고 있을 뿐 대부분은 제자리 걸음이거나 분양가 마이너스 상태다.

작년 7월 입주를 시작한 수성구 황금동 ㅋ주상복합아파트도 대표적인 마이너스 프리미엄 주택. 중도금 무이자 융자조건에 끌려 준공 후 프리미엄을 노린 청약자가 상당했으나 실제로는 분양가 이하 상태에서 올라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이 잔금 납입을 미루면서 입주하지 않아 '불 꺼진' 아파트가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역프리미엄 아파트는 지난 2002, 2003년 집중 공급된 아파트들이 한꺼번에 입주하는 2006년부터는 소형 아파트단지나 주상복합아파트를 중심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환금성을 따져라= 실수요자 입장에선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싸고 매입가 기준으로 과세되기 때문에 세율 인하효과를 볼 수 있어 일석이조다.

하지만 마이너스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찍는' 것은 금물이다.

주택도 이젠 재테크 상품 중 하나다.

따라서 평생 내집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쉽게 팔 수 있는 집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같은 주거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아파트나 주상복합이라면 준공되기 전에 일찌감치 팔아 돈 될 만한 다른 아파트나 상가 등으로 갈아타는 것도 재테크 요령이다.

준공되면 분양가 이하로는 안떨어지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방치했다간 나중에 분양가 이하로도 매각하지 못해 이래저래 후회할 수 있다.

△방향·학군·브랜드 두루 따져야=산이나 공원 등이 가까운 단지, 조망권이 우수한 단지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구입비가 조금 더 들더라도 입주 후에는 비용 이상의 가치를 발한다.

같은 단지라도 조망이 좋고 남향인 분양권이 입주시점에 높은 값에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30평형대를 선호하는 젊은층이라면 역세권 아파트, 자녀를 둔 40대 이상의 경우 30~40평형대 아파트 가운데 주거환경과 학교와 학원 등이 도보거리에 있어야 좋다.

이 같은 조건에다 브랜드 가치를 따져 싸다고 판단되면 지체 말고 계약을 할 필요가 있다.

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경우 입주가 시작되거나 부동산경기가 조금만 회복되면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상복합은 신중하게=주상복합은 말 그대로 주거공간과 상업시설(점포)이 공존하는 건물이다.

건물 특성상 혼잡할 수 있고 건물관리 교통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주거용?일반 아파트보다 관리비가 많이 나올 수 있다

아직까지 대구에서는 제대로 된 시설을 겸비한 주상복합이 선보이지 않고 있다.

오는 2007년 메머드급 주상복합인 수성구 두산동 '대우 트럼프월드'와 중구 대봉동 '경남 센트로팰리스'가 준공되면 주상복합의 진가를 맛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직까진 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단지규모 적당해야=우선 단지규모가 적당해야 향후에 팔려고 할 때 제 가치를 인정받는다.

적어도 단일단지라면 300가구 이상은 돼야 한다.

소형단지이더라도 인근 단지와 어우러져 대단위 아파트군(群)을 형성한다면 별 문제는 없다.

편의시설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저평가를 받진 않는다.

따라서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면서 싼값에 분양권을 사고 싶다면 대단지 인근 중소형 단지를 노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소형단지 대형평형은 신중해야=대형평형대에 살 수 있는 재력가가 이 나홀로 아파트나 주상복합에 들어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생각하기 어렵다.

생활수준이 높을수록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진 곳을 찾기 때문이다.

유통·헬스시설은 물론 녹지공간이 충분히 갖춰져 있고 전망이 좋은 곳을 선택해야 높은 값에 매각할 수 있다.

△미래 가치를 보자=인근에 해당 아파트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아파트가 분양될 계획이라면 일단 관심물건이다.

대구 사람들의 경우 막상 도로가 뚫리고, 주변이 개발돼야 그 가치를 느끼고 인정하게 된다.

그 전에 매입하면 그만큼 이득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교통여건이나 단지 주변여건, 향후 개발계획, 교육여건, 생활편의시설 등이 아파트 준공시점에 더 개선될 여지가 있거나 계획이 서 있다면 일단 안심하고 선택해도 된다.

△무조건 싼 것만 고집해선 안돼=낮은 시세 형성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따라서 가격이 낮은 원인을 세밀히 따져봐야 한다.

건설사 인지도가 낮거나 단지 규모가 너무 작으면 입주 후에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주변에 혐오시설은 없는지, 도로변 자동차 소음은 심하지 않은지, 공기 흐름은 좋은 곳인지 등도 확인해야 할 사항.

구입할 때는 모두 같은 분양권 같지만 입주 시점에는 동과 향에 따라 가격 차이가 벌어진다는 점에 유의,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좋은 동, 좋은 층, 좋은 라인에 눈을 돌려야 한다.

△법적 문제점도 점검해야=분양권을 구입하기 전에 해당 건설사에 중도금이 제대로 납부됐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될 사항이다.

분양권에 가압류, 가등기와 공증에 의한 이중매매 등 다른 법적 문제가 없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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