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기불황에 '달리는 흉기' 는다

차량 10대 중 1대꼴 책임보험 가입 안해

경제난이 장기화되면서 책임보험조차 기피하는 운전자들이 늘어 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등록차량 10대 중 1대꼴로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달리는 흉기'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시의 경우 2003년에 등록된 5만3천503대의 차량 가운데 책임보험에 들지 않은 수가 2천594건에 이르고 이에 따른 과태료 부과도 2천594건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차량등록 5만5천84대에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건수는 4천342건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무려 1천748건(67%)가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과태료 부과 역시 4천442건으로 전년에 비해 1천848건(71%)이나 늘었다.

포항시에서도 지난해 등록차량 17만7천930대 중 6만여 건이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이에 대한 과태료 부과도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지난 2001~2002년에는 각각 9천여 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1만5천126건으로 급증했다.

영주시에서도 3만8천969대의 등록차량 중 자가용 차량의 13.8%인 5천154대가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포항시 차량등록사업소 권수원씨는 "책임보험 미가입으로 인한 과태료 부과의 경우 1999년 많이 증가했으나 이후 점차 감소하다 2003년부터 다시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최근의 경기 악화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책임보험 미가입 차량에 의한 피해도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개인택시 운전자 권모(52·영주시 휴천동)씨는 "지난해 11월 음주 운전인데다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에 추돌돼 병원비와 차량 수리비 등 1천만 원 이상의 손해를 봤지만 피해 보상은커녕 가해자 얼굴 한번 못 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강병양(54·영주시 가흥동)씨도 "지난해 11월 책임보험 미가입 차량에 의해 피해를 입고 병원치료비와 차량 수리비를 고스란히 물었지만 현재까지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경북도에서는 지난 2003년 한 해 동안 총 6만70여 건의 책임보험 미가입이 적발돼 48억1천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책임보험 미가입 차량의 경우 최고 6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도로운행 중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영주·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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