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에 인지(이제) 컴퓨터 배워서 뭣에 쓰겠나 했는데 막상 해보니 재미가 너무 좋아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
12일 예천군 용문면 금당실 정보화마을 정보검색대회에서 실버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정린(71)씨는 컴퓨터를 익힌 지 1년 만에 전문가 수준의 마니아가 됐다.
1999년 예천동부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다 정년 퇴임한 김씨는 학교에 그 많은 컴퓨터가 보급돼 있었지만 정작 자신은 문외한이었다.
"지난 2003년 마을이 정보화시범마을로 지정되면서 시작된 주민 대상 컴퓨터교육에 남들 따라 무료함도 달랠 겸 참가했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흥미가 더해 한번 단단히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지"
불이 붙은 김씨는 마을회관에서 교육이 끝나면 다시 읍내로 나와 사설학원까지 다니는 열의를 보였다. 그러기를 1년, 아직 고난도에는 못 미치지만 엑셀과 포토샵 프로그램을 필요한 만큼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쌓았다.
"할애비가 객지의 손자들과 메일을 주고 받는다는 것 근사해 보이지 않나" 김씨는 컴퓨터로 도회지의 고향 친구들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마을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네티즌들에게 응대하는 것이 일과가 됐다.
정보화 마을로 지정돼 컴퓨터가 집집마다 보급되면서 유서 깊은 금당실이 세간에 보다 소상히 알려져 유명세를 더하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돼 주민들의 살림이 다소 윤택해진 것도 김씨의 또 다른 기쁨이다.
"주민들이 아주 열심이야, 전국 최초로 마을기자단이 구성돼 홈페이지를 잘 운영한 덕에 행자부의 모범사례로 선정되고 지난해 경상북도 최우수정보화마을로 선정된 것이 그 결실이지"
"하마터면 문명의 이기이자 현세의 필수품인 컴퓨터와 담을 쌓고 살뻔 했다" 는 김씨는 "만년의 삶의 의욕을 충전하고 마을 발전에 미력을 보태기 위해 더욱 열심히 컴퓨터 공부를 하겠다" 고 말했다.
예천·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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