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뭄이 계속되자 경북 동해안과 북부지역에서 송이를 캐는 주민들이 자체 산불감시에 나서는 등 송이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3일 영덕군 지품면 도계1리에서 산불이 나자 이웃 삼화·옥류·오천·용덕·낙평리 주민들은 "송이가 나는 지역에 산불이 한 번 지나가기만 해도 50년 동안은 송이구경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속을 태웠다. 삼화1리 40가구 주민들은 아예 매일 2명씩 돌아가며 군·국유림 주변을 순시하고 마을 입구에서 입산자들을 일일이 살피고 있다. 산불방지를 위해서다. 자체순시는 5월말까지 이어진다.
이 마을은 매년 1억5천만∼2억여 원의 송이를 채취, 세대당 500여만 원씩 나눠 갖는다.
삼화1리에 사유림을 가진 김모(58)씨는 "요즘은 속이 새까맣게 타곤한다"면서 "눈·비가 내리든지 봄에 새싹이 돋을 때쯤이라야 두 다리 쭉 뻗고 깊은 잠을 잔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전국 송이 생산량의 10%(연간 80t)를 차지하는 봉화군도 사정은 마찬가지. 50ha의 송이산 주인인 박동호(56·봉화군 봉성면)씨는 "송이 산에 불이 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며 "요즘 같이 건조한 날씨에는 잠시도 쉬지 않고 순찰활동을 펴고 있다"고 했다.
울진군 북면 상당리 주민들도 삼삼오오 조를 편성, 매일 아침 송이 산 입구에 마련한 임시 사무소에 나와 낯선 이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해가 진 뒤에 귀가한다. 이 마을 장유선(52)씨는 "가정에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대신 사람을 사서 시킬 정도"라 말했다. 상당리 인근 두천리, 신림리 등 군내 15개 마을도 같은 입장이다.
영덕· 최윤채기자.울진 ·황이주기자.봉화· 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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