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쓰기와 읽기-첫 문장 쓰기

사람에게 첫인상이 중요하듯 글을 쓸 때도 시작이 관건이다. 모든 일에 첫단추를 잘 꿰어야 하듯 글에서도 시작이 매끄럽고 강렬해야 이어지는 글을 계속 읽어볼 맛이 난다. 나만의 톡톡 튀는 첫 문장 쓰기. 어떤 방법이 있을까?

△우리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자주 들여다보는 책들 중 하나인 . 다소 비극적이고 슬픈 그의 작품들 중 조금 색다른 내용의 단편소설이 있었으니 바로 '베니스의 상인'이다. 통쾌하고 행복한 결말에 다른 것보다 자주 읽게 되었는데 잊을 만하면 읽고 또 읽어서 이제 거의 내용을 외울 지경이다. 공산중 김상미

△내가 마지막 잎새를 처음 읽은 때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학원 선생님의 권유로 읽어보니, 교훈을 주는 장면들이 많았다. 특히 할아버지께서 폐렴에 걸린 여자를 위해 세찬 바람과 비에도 불구하고, 벽에다가 잎새를 그린 것에 감동했다. 영남중 이동규

대부분의 학생은 독서감상문을 쓸 때 책을 읽게 된 동기로 시작한다. 너무 많이 읽어 친숙한 책이라던가, 그 책을 읽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동기'로 글을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꼭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별'이라는 책을 읽은 건 어머니께서 책을 구해오셨는데 내가 좋아하는 내용과 '별'이 함께 있어서 여차여차해서 읽게 되었다"라는 식의 명확하지 않은 동기를 쓰거나 "어느 날 '별'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라는 등의 거짓 동기는 굳이 쓸 필요가 없다. 책을 읽게 된 특별한 동기가 없다면 ▼주제 ▼경험 ▼나의 독서 습관이나 버릇 ▼지은이 소개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베니스의 상인은 친구의 우정도 볼 수 있고 법이 가진 한계점과 이를 지켜야 할 국민의 의무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왜 말도 되지 않는 계약을 굳이 지켜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같은 반 남학생을 짝사랑했는데 내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채 늘 가슴만 졸이다 어쩌다 그 아이랑 짝이 될 때는 되레 냉담하게 대하기도 했다. '소나기'를 읽으니 갑자기 그때 기억이 떠올랐다.

위와 같이 곧바로 책의 주제를 적고 이에 대한 자신의 비판적 견해를 밝힌다면 읽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다. 또 글의 소재와 비슷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 것도 읽는 이의 관심을 솔깃하게 할 수 있다. 사람들은 개인적인 이야기에 더 흥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직접 경험이 없다면 비슷한 종류의 책을 읽었던 기억이라든가 사례를 들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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