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6 대학입시 주요 특징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5학년도 대학입시의 주요 일정이 마무리되고 있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7차 교육과정하의 수능시험은 수험생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과목만 응시하면 되는 '선택형 수능'이었다. 따라서 수험생 스스로 응시 과목을 선택해 그 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선택과 집중'이 강조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결과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들은 전 과목 공부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처음 도입된 표준점수제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혼란은 극심해졌다. 사전에 달라진 수능시험에 대한 연구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많은 대학들은 활용 방식을 두고 우왕좌왕하였고, 전년도와 비교할 자료가 없는 수험생들은 지망 대학 결정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명문대가 최근 몇 년 만에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예비 고3생들은 2005학년도 입시 진행 상황을 바라보며 뚜렷한 원인도 모른 채 불안해하고 있다. 여기에다 사설 입시기관들은 학생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선행학습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며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입시전문가들은 핵심사항을 미리 알고 대비한다면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앞으로 7회에 걸쳐 2006학년도 대학입시를 전망해 보고 대비책을 짚어본다.

1. 2006 대학입시 주요 특징과 대책

2. 언어영역

3. 수리영역

4. 외국어영역

5. 탐구영역

6. 수시모집 및 논술'심층면접

7. 종합

◇2006 대학입시 주요 특징

지난해 수능시험 이후 많은 입시기관들과 언론은 그 결과를 예측하면서 '로또 수능'이란 표현을 썼고, 성적이 발표되자 이는 현실로 입증됐다. 특히 사회탐구는 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가 심해 선택과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탐구영역의 경우 2005학년도에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 66개,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이 87개,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변환해 활용하는 대학이 11개였다. 그 결과 서울대처럼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자체 변환하여 적용한 대학들은 선택과목간 격차를 다소 줄일 수 있었지만 단순히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에서는 한 문항만 틀려도 엄청난 차이가 벌어졌다. 일부 대학은 성적 발표 이후 수능성적 활용 방법을 바꾸려다가 수험생과 학부모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기도 했다.

2005학년도 입시에서 혼란과 불합리를 경험했기 때문에 2006학년도에는 많은 대학들이 노출된 문제점들을 보완해 예측 가능한 전형방법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택 과목의 난이도 차이에 따른 표준점수의 유'불리도 많이 해소될 것이므로 예비 수험생들이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2006학년도 입시의 기본 골격은 전년도와 비슷할 전망이다. 수능시험의 출제 영역, 출제 범위, 출제 방법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경북대를 포함한 일부 지방 대학들이 2+1 대신 3+1 체제를 도입하고, 수리영역의 경우 가, 나 형 응시집단의 학력 차와 난이도 차이 때문에 일어나는 불합리를 보완하기 위해 가, 나 교차지원시 가형에 더 많은 가산점을 줄 가능성이 높다.

각 대학의 입시 요강은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곳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복잡할 것이다. 수험생들은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몇 개 대학의 전반적인 전형 요강과 수시와 정시의 전형 요소별 특징과 차이, 영역별 반영 방법, 가중치 적용 여부 등을 미리 염두에 두고 적절하게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유의할 점은 재수생 강세가 예상된다는 사실이다. 2005학년도에는 7차 교육과정에서 배우지 않은 과목과 달라진 교과 내용 때문에 과거에 비해 재수생 강세가 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상위권 대학들의 경쟁률이 높아 고득점 탈락자가 대거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교과 내용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2006학년도에는 고득점 재수생이 늘어나 재수생 강세 현상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2006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주요 내용

수능시험의 직접적인 출제범위는 고교 2, 3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심화선택과목이다. 국민 공통 기본교과와 일반 선택과목은 수능의 직접적인 출제 범위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실제 수능시험 문제를 분석해 보면 1학년 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는 고득점 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겨울 방학 동안에 1, 2학년 과정에 대한 심도 있는 정리가 필요하다.

올해는 인문계 학과든 자연계 학과든 수학을 필수로 요구하는 대학이 더 늘어날 것이다. 특히 수학이 약한 인문계 학과 지원 학생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탐구영역의 과목 간 유'불리는 크게 해소될 것이기 때문에 과목 선택 문제로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재수생이나 만학도는 실업계 학생만 직업탐구 영역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인문계 고교생들의 편법 지원을 막기 위해 실업계열 전문 교과 82단위 이상을 이수한 학생들만 직업탐구를 선택하게 하고 있다.

▶출제 문항과 시험 시간, 성적표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제2외국어 영역의 문항 수와 시험 시간은 지난해와 같고, 모두 5지선다형으로 출제된다. 언어영역은 듣기평가 6문항을 포함해 60문항이며, 종전의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리 '가'형은 30문항 중 수학I 40%, 수학Ⅱ 40%, 선택 20% 정도로 출제된다. 종전의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할 '나'형은 수학I에서 100% 출제된다. 30문항 중 5지선다형이 70%이며 단답형은 30% 출제된다. 외국어(영어)영역은 듣기'말하기 17문항을 포함해 50문항이며, 사회'과학'직업탐구 영역은 과목당 20문항으로 출제되며 시간은 각 과목당 30분으로 4과목까지 선택할 수 있다. 한문을 포함한 제2외국어는 과목당 30문항이다.

수능 성적표에는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만 표기된다. 영역별 비중은 대학에서 수능 각 영역에 어느 정도 가중치를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수험생들은 각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을 미리 알아보고 어느 영역에 더 많은 비중을 둘 것인지를 판단하여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시모집의 확대

수시모집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제 대학입시는 수시와 정시로 양분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전년도의 경우 고려대 45%, 연세대 48%, 서강대 52%, 이화여대 53%, 성균관대 50% 등 전체 모집 정원의 45%를 수시로 뽑았다. 상위권 대학은 우수 학생을 미리 선발하기 위해, 중'하위권 대학은 정원 사전 확보를 위해 수시모집 인원을 더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시는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이 유리하다. 수시에 응시하고자 하는 수험생은 학생부 석차 백분율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반면 평소 내신 관리를 제대로 못한 수험생은 수능 점수 비중이 큰 정시모집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정시에서 내신은 수시에서 만큼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고3 재학생 입장에서는 대부분 대학들이 재수생에게 제한을 두는 수시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 정시에서는 고득점 재수생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오로지 수시에만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능 점수는 평소 모의고사 점수로 예측이 가능하지만 수시에서 요구하는 논술, 심층면접 등은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워 섣불리 결과를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항상 수능 공부에 최선을 다하되 구체적인 전략을 가지고 치밀하게 수시를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2006학년도 입시 대비 전략

▶전 과목을 공부하라

지난해 주요 상위권대학 정시모집 요강을 살펴보면 대개가 3+1을 택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도 올해는 3+1을 택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험생들은 전 과목을 다 공부할 수밖에 없다. 지역 대학의 인문계 학과 지망을 원하는 예비 고3생이라도 겨울 동안 수학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기초를 확실하게 다지는 것이 입시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회, 과학, 제2 외국어의 경우 수험생의 적성과 취향에 따라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게 원칙이지만 학교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사와 시설 부족으로 대부분 고교가 몇 가지 선택 가능한 유형을 제시하고 그 틀 안에서 선택하게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학교의 방침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어, 수학, 영어가 좌우한다

2005학년도 입시에서 탐구영역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는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하고 대학으로 하여금 액면 그대로의 적용 여부를 고민하게 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탐구영역을 입시의 관건으로 보았으나 실제 당락을 좌우한 것은 여전히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였다.

언어는 독해력이 없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계속 출제될 것이므로 꾸준하게 책을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리영역은 인문계, 자연계 학과 모두에서 당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리영역 Ⅰ, Ⅱ에서 고득점하기 위해서는 수리 10-가, 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지난해 10-가, 나가 약한 학생들 대부분이 수학 고득점에 실패했다는 점은 입증된 사실이다. 탐구영역은 통합교과적 요소가 대폭 줄었으므로 개별 과목을 보다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 외국어 영역은 7차 교육과정에서 가장 어려워질 것으로 예고되었고 실제로 어렵게 출제되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정확한 문법 실력을 바탕으로 어휘력을 늘려야 하며, 다소 어려운 독해 지문도 해결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학생부는 충실히 관리하라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와 논술, 구술'면접이 전부이며 그 중에서도 학생부의 성적 비중이 가장 높다. 정시에서도 학생부는 여전히 중요하다. 1, 2학년 때 내신 관리를 제대로 못한 학생도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신 관리를 잘 하면 수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그렇지 못한 수험생보다 두 배의 지원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비교과 영역도 점검하라

비교과 영역에서는 출결, 특별활동 등 학생부 비교과 영역과 봉사활동 내용, 추천서, 자기 소개서, 경시대회 입상 경력 등이 포괄적으로 반영된다. 이 부분은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고 대필 논란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본 요건만 갖추면 대부분 대학에서 별로 점수 차이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기본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감점이 되므로 봉사활동 등은 미리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시대회는 지원 대학에서 인정하는 것이 아니면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경시대회를 쫓아다니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최근에는 많은 경시대회들이 정리되고 있다. 아직까지도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수시모집에서는 경시대회 입상 경력이 없으면 합격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다수의 수시 합격자가 경시대회 입상 경력이 없다.

▶논술, 심층면접은 평소에 준비하라

서울대가 논술고사를 다시 부활시켰고 다른 대학들도 기존의 논술 시험을 차츰 예측 가능한 형태로 전문화, 정형화하면서 실질 반영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심층면접이나 구술고사도 상당한 변별력을 가지는 평가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어 이제 그 비중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수능시험을 치른 뒤에 모든 것을 만족할 정도로 대비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란다. 평소에 꾸준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매일신문, 잡지 등을 읽으며 시사 쟁점들을 스크랩하고 자신의 견해를 정리하여 적어두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으면 심층면접이나 논술고사뿐만 아니라 수능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인문계 학생들은 영어 독해, 자연계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 과목을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 :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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