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두려워요."
설을 앞둔 주부들의 마음이 즐겁기는커녕 우울하다.
경기침체로 빠듯해진 가계에 제수용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많이 올라 올 설 차례상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차례상 비용 추이와 제수용품을 싸게 장만할 수 있는 비결을 알아봤다.
◇작년보다 1만2천 원 더 들어=18일 농협달성유통센터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올 설 차례상 예상비용은 12만9천870원. 작년 설의 11만7천420원보다 1만2천450원, 10.6% 늘어났다.
닭고기가 가장 크게 올랐고 계란 상어고기 고사리 도라지 사과 감 등의 가격도 치솟았다.
동태포(500g)는 3천400원에서 4천500원으로, 법주(700㎖)도 5천600원에서 6천100원으로 올랐다.
반면 배와 밤 대추 등의 과일과 무 조기 건오징어 북어포 등은 가격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내렸다.
달성유통센터는 "이번 설 차례상 비용은 지난 13일을 기준으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으로 산출한 수치인데 육류 계란 법주 등은 작년보다 많이 올랐으며 과일은 비슷하거나 조금 오른 시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최근 농림부가 발표한 올 설 차례상 예상비용도 15만8천530원으로 작년의 15만240원보다 8천290원, 5.5%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닭고기(1㎏) 가격은 3천700원으로 작년보다 49.8% 올랐고 참조기(1마리)와 북어(1마리)도 각각 작년에 비해 19.7%(1만8천200원), 7.9%(4천490원)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물가협회에서 조사한 올 설 차례상 비용도 작년의 11만8천400원보다 0.3% 오른 11만8천70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비값 '껑충'=설을 앞두고 명절 선물의 대명사인 갈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초 광우병 파동 이후 수입갈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미국산 갈비 수입이 중단되면서 공급량이 크게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호주산 찜갈비 1㎏이 2만2천 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1만7천800원에 비해 23% 올랐다.
호주산 알꼬리찜 1㎏도 지난해 초(1만3천500원)보다 14% 오른 1만5천500원에 팔리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해 초 ㎏당 1만7천 원하던 호주산 시드니갈비(상등급)가 2만1천800원으로 1년 새 25% 올랐다.
호주 산지 입찰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설을 앞둔 2월 초에는 ㎏당 2만4천 원까지 오를 전망. 홈플러스에서도 호주산 냉장갈비(1㎏)가 지난해 8월 이후 매달 3∼5%씩 올라 현재 2만1천800원에 팔리고 있다.
광우병 파동 직후인 지난해 1월(1만5천800원)과 비교하면 37%나 오른 것.
국산갈비도 덩달아 올랐다.
지난해 초 광우병 파동으로 축산농가들이 소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앞다퉈 도축하는 바람에 현재 시장에 내놓을 물량이 준 탓이다.
1㎏ 한우 짝갈비 도매가격이 1만4천∼1만5천 원선으로 지난 추석(1만1천∼1만2천 원)에 비해 27%가량 올랐다.
롯데마트에서는 국산갈비가 추석 이후 20%가량 올라 한우 상등급 1㎏이 4만 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이마트는 주력상품인 한우갈비세트(3.6㎏)를 작년 설보다 10% 정도 오른 16만∼17만 원선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미리 사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요"=장기간의 경기침체에다 설 차례비용마저 늘어난 탓에 올 설에는 대부분 설 예산을 지난해보다 줄이거나 동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가 최근 신세계닷컴 방문고객 등 5천55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7%가 설 예산을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답했고, 44.7%는 지난해 수준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또 선물 예산은 10만~20만 원(38.2%), 10만 원 이하(32.4%) 등이었고, 세뱃돈은 1만~5만 원을 생각하는 응답자(46.8%)가 가장 많았다.
올 설도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신세계 분석.
치솟은 설 차례비용을 다소나마 줄이려면 값이 오르는 대목 전 제수용품을 미리 장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게 유통업계 조언이다.
사과·배 경우 1월 셋째 주부터는 산지에서 선물세트작업으로 시장반입 물량이 적어짐에 따라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사과는 수확 물량이 적어 예년에 비해 큰 폭(30%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곶감 밤 대추 등 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제수용품은 미리 사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건어물도 미리미리 준비한다.
돈육 관련 상품들의 가격인상도 예상되므로 햄 떡갈비 동그랑땡(저냐) 등은 미리 장만하는 것이 좋겠다.
수산물도 대목이 가까워질수록 오를 전망. 수협 바다마트에 따르면 동태포는 정부 비축물량으로 가격이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조기 가자미 문어 등은 대목이 되면 지금보다 2~10% 정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어포 가오리 홍합 등 건어물은 명절 무렵마다 15~20%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미리 장만해두는 게 가계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행정기관이나 농협·유통업체에서 여는 제수용품 할인행사를 이용하는 것도 차례비용을 아낄 수 있는 비결이다.
농협달성유통센터·성서하나로마트·대구하나로마트 등은 25일부터 2월 8일까지 설맞이 우리농산물 대축제를 연다.
경북도 등 행정기관들이 마련하는 설맞이 직거래 장터에서도 저렴한 값에 제수용품을 장만할 수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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