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웰빙과 한약-반신욕

동의보감에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해야 좋다"라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원리가 나온다. 반신욕은 이런 한의학적 이론에 충실한 목욕법이다.

한의학은 자연의 원리를 따르고 연구하는 학문이다. 자연을 관찰해 보면 원래 하늘의 뜨거운 기운은 땅을 따뜻하게 하고, 차가운 땅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서 하늘을 식힌다. 우리 인체도 차가운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뜨거운 기운은 아래로 내려와야지 기혈 순환이 잘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생활은 두한족열과 정반대다. 움직이는 시간보다도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 쪽으로 열이 몰리고 하체로 혈액순환이 덜 될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가 생길 때 뒷목이 당기고 머리가 아픈 것도 나쁜 열기가 상부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머리 쪽으로 열이 몰리면 아래쪽은 더욱 차가워져 인체 내 혈액순환이 더욱 나빠지게 된다.

반신욕은 몸 전체 체온의 균형을 맞춰주므로 혈액 순환이 좋아져서 손, 발이나 배가 차가운 사람에게 탁월한 효과를 준다. 특히 여성의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냉증 등을 치료하는데도 좋다. 땀을 통해 몸 속에 쌓여있는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효과가 있어서 피로 회복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뇌의 긴장감을 없애고 온 몸을 이완시킬 수 있어 숙면을 취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일본 언론들은 숙면을 원하면 저녁 식사 후 1시간 30분쯤 지나서 반신욕을 하라고 권고했다. 반신욕은 머리를 식히고 아래쪽을 데우기 때문에 혈관이 넓어지면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또 스트레스로 인해 잘 뭉쳐지는 근육인 승모근에 통증이 있을 때 반신욕은 이 근육을 따뜻하게 해 긴장을 풀어주며 통증을 덜어준다. 하지만 감기가 걸렸을 땐 반신욕과 같은 전신욕은 피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에서 나오는 순간 오싹하는 한기가 들어 체온을 빼앗기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 땐 족탕(足湯)이 좋다. 이는 대야에 40℃ 정도의 물을 받은 뒤 발을 담가서 냉기를 없애면서 혈액순환을 강화하는 것이다. 족탕을 하면 땀이 나면서 체온이 떨어진다. 고열이 생길 때 해열제에만 의존하지 말고 족탕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아무리 좋은 요법도 자신의 체질과 맞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반신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의 온도. 태음인은 일반적으로 땀을 내야 건강하기 때문에 물의 온도가 40℃ 전후가 적당하다. 소음인은 땀을 많이 내면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미지근한 느낌의 37~38℃가 좋고, 목욕 시간은 10~15분이 적절하다.

방재선(대구시한의사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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