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밀렵꾼 단속…누군가는 해야죠"

밀렵감시단 김대봉 기동대장

"밀렵단속하다 목숨이 위험한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환경부 소속 밀렵감시단 대구경북지역본부 김대봉(42) 기동대장은 최근 밀렵 감시 활동을 하다 죽을 고비를 맞았다. 이달 초 칠곡군 지천면 야산부근에서 총기가 실려 있는 차량을 적발하고 검문하던중 차량에 매달려 45분간 끌려다니다가 떨어져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김 대장은 "밀렵꾼들이 단속을 피해 달아나면서 총을 쏘는 경우도 있고 단속차량을 밀어 붙이기도 해 순간 순간 생명을 위협 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대장이 최근에 당한 사건도 황당하다.

밀렵단속은 대부분 신고를 받고 출동하거나 자체 감시활동 중 2인1조로 출동하는 것이 통례. 하지만 혼자 칠곡군 지천면 고속도로 주변을 지나다 송정리 수정골에서 총기를 휴대한 차량을 발견하고 단속에 나섰다 유모(34)씨가 김대장을 차량 본네트에 매단채 질주했다는 것.

김 대장은 "차량에 매달려 45분 동안 20km를 산속과 인근 마을로 끌려 다니며 '이젠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워낙 상황이 다급해 구조요청을 할 기력조차 없었다"고 회상했다.

힘이 빠진 김 대장은 결국 차량에서 떨어졌고 때 마침 지나 가던 집배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해 도주하던 차량을 붙잡았다. 차주 유씨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조수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목숨을 걸고 까지 밀렵꾼들을 단속하는 것은 "정당하게 수렵허가를 받은 사람들을 보호해야 하고, 밀렵꾼들은 추방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위험한 단속 일을 수행하면서 애로사항도 많다. 방탄조끼와 가스총, 진압봉 등 기본적인 단속 장비조차 개인이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경북도내 수렵 허가지역은 김천, 상주, 안동, 영양, 영덕, 봉화 등이다. 수렵기간은 지난해 11월부터 2월말까지. 수렵허가지역에서 사냥을 하면 동물들은 비수렵지역인 인근 시군으로 피신해 오는 경우가 많아 밀렵꾼들은 이 틈을 노린다는 것.

김대장은 "올들어 대구경북 지역본부에서 50여건을 단속했고 검거조와 추격조 등으로 편성, 일단 밀렵행위를 적발하면 포위망을 만들어 철저히 검거하고 있다"고 직업정신을 강조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