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맘마미아 첫 무대 '감동의 150분'

함께 노래 부르며 열광 "마치 콘서트 온것 같아요"

아바(ABBA)의 노래와 국내 최고 뮤지컬배우들이 함께 엮은 150분은 짧게만 느껴졌다.

지난 15일 오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맘마미아'의 객석은 50대 엄마와 20대 딸, 40대 여고 동창생들, 60대 할머니, 그리고 젊은 연인 등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으로 가득 찼다.

외국 팝송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이 이렇게 세월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한 매력은 무엇일까. 커튼콜 때는 모든 관객이 일어나 손뼉을 치며, '댄싱퀸', '맘마미아', '워털루' 노래를 따라부르는 등 콘서트장을 방불하는 진기한 장면에 눈이 휘둥그래해지기도 했다.

1999년 런던에서 초연될 당시 막이 오르기도 전에 156억 원의 예약 판매고를 기록,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던 뮤지컬 '맘마미아'의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미혼모인 엄마와 단둘이 사는 딸이 결혼을 앞두고 엄마의 옛 애인들을 만나 아버지를 가려낸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이 줄거리. 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삶의 우여곡절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객석(특히 중년의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모습이다.

더욱이 30~40대들에게 아바의 향수를 끄집어낸다는 것도 이 작품의 진한 매력. 'Honey Honey'로 무대가 열리고 'I have a dream'으로 닫히기까지 아바의 노래들은 작품의 내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소피의 엄마 도나가 갑작스러운 옛 남자친구들의 출현에 놀라 '맘마미아'를 부르고, 도나가 옛 애인 샘과 헤어졌던 때를 씁쓸하게 떠올릴 때는 'The winner takes it all'이, 도나가 샘의 사랑을 받아들이면서 'I do, I do, I do'를 열창할 때는 아바의 노래들이 원래 뮤지컬 넘버인양 착각하게 만든다.

그뿐 아니라 눈이 즐거운 이유는 훌륭한 무대장치와 의상 덕분이다.

자연광과 흡사한 조명으로 흰색과 파란색으로 꾸민 무대는 마치 그리스의 한 조용한 휴양 섬에 와 있는듯한 느낌을 던지고, S자와 U자형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단순화된 무대는 아바 음악의 빠른 템포에 어울리는 속도감까지 선물한 느낌이다.

또 화려한 복고풍 의상에서부터 잠수복까지 활용한 의상은 단조로움을 느낄 겨를을 주지 않았다.

남편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는 이경미(44·대구 장기동)씨는 "배우들과 함께 노래를 따라부르는 동안 예전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며 즐거워 했다.

여고 동창생들과 왔다는 김복현(40·대구 만촌동)씨는 "소녀시절 내 마음을 빼앗았던 아바의 노래를 공연장에서 함께 따라부를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한편 2월 말까지 50회 공연될 계획이었던 '맘마미아'는 대구시민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힘입어 3월 초까지 무대를 연장할 예정이다.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7시, 문의 053)626-1980.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 공연 재미있게 보는 법

1)이번 작품의 줄거리는 결혼을 앞둔 스무 살 처녀 소피(배해선)가 미혼모인 엄마 도나(박해미)의 일기장을 훔쳐보다 아빠일 것 같은 세 남자를 알게 되고, 아빠를 가려내기 위해 '아빠 후보들'을 결혼식에 초대해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공연을 보며 누가 그녀의 아빠인지 추리해보는 것도 흥밋거리 중의 하나. 원작에도 없는 아빠의 실체를 확인하는 방법은 소피와 가장 닮은 남자를 찾는 방법 외에는 딱히 없어 보인다.

참고로 지난해 서울공연 때는 '빌'이 가장 물망에 올랐단다.

2)공연도 보고, 대구시티투어도 하고….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측은 이번 공연을 대구시가 운영하고 있는 '대구시티투어'와 연계, 관객들에게 대구의 명소를 무료로 관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는 23일을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마다 '맘마미아' 관객들을 대상으로 경주 최씨 종가, 동화사 등 대구 인근의 명소를 관광한 뒤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한 것.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와 티켓파크(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인터넷 신청하면 된다.

코스는 동대구역(10:20)-경주최씨 종가(10:50~11:30)-동화사 및 중식(12:00~13:50)-오페라하우스(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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