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내 민간소장 문화재 국보·보물급 '20여점'

문화재청 실태 조사

경북도내 곳곳에 흩어진 서원과 향교, 문중은 국보나 보물 등 국가지정 문화재로 보호받을 만한 상당수를 소장하고 있어 문화재 보고(寶庫)라는 평가가 나왔다.

문화재청은 이들 역사적·사료적 가치가 높은 비지정 문화재에 대해 조만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관련 정보를 관리하고 종합적인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에 의뢰해 '일반 동산문화재 다량 소장처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경북도내 경산·경주·안동·상주시와 고령·성주·영덕군 등 7개 시·군의 서원과 향교, 문중 등 30곳에서 모두 1만6천837점의 문화재를 소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은 고서와 고문서, 책판, 미술품, 민속품 가운데 20여건은 국보나 보물 등 국가지정 문화재로 검토할만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했다.

문화재청 동산문화재과 유재은 연구관은 "특히 경주 옥산서원의 필사본과 고문서는 대부분 그대로 보존돼 조선시대 서원운영과 향촌사회의 구체적 실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옥산서원에서 나온 고서 가운데 중국 남송시대 여조겸이 중국 역사를 알기 쉽게 풀이한 동래선생상절 사서류(東萊先生詳節 史書類)는 15세기 후반 무렵인 조선 성종 연간에 갑진자(甲辰字)로 인출한 국내 유일 판본으로 확인됐다.

또 조선 중종 13년 대표적인 아동 유학 학습서인 소학(小學)을 훈민정음으로 번역하고 을해자(乙亥字)로 간행한 것을 다시 목판으로 번각(복사)해 간행한 16세기 번역소학(飜譯小學) 중 제3권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 같은 문화재들이 뒤늦게 파악된 것은 비지정 일반 동산문화재는 보존과 공개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없어 도난 등 안전관리문제로 소장자들이 공개를 꺼려왔기 때문인 것으로 문화재청은 분석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각 문화재의 세부현황과 소장처의 보존관리 실태를 조사, 향후 중요 문화재에 대해서는 지정신청을 하고 조사내용을 공개검토해 학술연구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박정출·최세정기자사진: 동래선생상절 사서류(사진 위)·번역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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