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에는 55개의 동굴과 20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그만큼 산과 바다의 정취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내륙인 태백에서 38번 국도와 7번 국도를 번갈아 타고 가며 삼척지역의 명소를 돌아본다. 삼척은 아직까지 대구에서는 멀다. 당일여행으로는 빠듯한 곳. 괜히 급하게 서둘기보다 1박2일 일정으로 여유있게 다녀오는 것이 좋다.
선녀가 아름다운 여인으로 환생하고 신선이 된 스님의 전설이 깃든 환선굴(천연기념물 제178호). 폭 14m, 높이 10m의 아치형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동굴 속의 울림 때문일까. 입구에서부터 물흐르는 소리가 온몸을 휘감는다. 동굴 속에서 듣는 계곡의 물소리. 의외다. 종유석을 타고 내려와 똑똑 떨어지며 울려퍼지는 청아한 물방울 소리를 기대했다면 놀랄 수밖에 없다.
환선굴은 동양에서 가장 큰 석회동굴이다. 총 길이는 6.2㎞에 달하지만 현재 1.6㎞만 개방하고 있다. 규모는 다른 동굴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웅장하다. 이곳에서의 관람포인트는 꿈의 궁전과 지옥의 다리, 참회의 다리, 옥좌대, 중앙광장, 만리장성 등.
꿈의 궁전에 이르면 입구에서 동굴의 크기에 놀라 벌어진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종유석과 유석, 종유관, 동굴산호, 동굴커튼 등이 모여 하나의 흘러내리는 벽을 이루고 있다. 출렁다리인 지옥교와 참회교에 이르면 건너기가 망설여진다. 아래쪽으로는 끝이 보이지않는 지옥소(沼)가 입을 벌리고 있다. 무심코 올라섰다가 아래를 내려다보고는 주저앉고 만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돔형 석순인 옥좌대도 발길을 잡는다. 30m 높이의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바닥에 꽃 모양의 문양을 만들었다.
동굴관람시간은 약 1시간. 주차장에서 동굴입구까지는 걸어서 30분 거리다. 도중에 너와집과 얼어붙은 통방아가 있어 지루하지 않다. 현재의 너와는 지난해 새로 바꾼 것이다. 동절기(11~2월) 관람시간은 오전 8시30분~오후 5시. 관람료는 어른 4천 원, 어린이 2천 원. 문의=033)541-9266(삼척시 대이동굴관리소).
삼척시 원덕읍 갈남리 신남마을에 있는 해신당도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삼척에서 울진 쪽으로 내려오다 임원항 못 미친 곳에 있다. 민속신앙인 남근숭배가 전래되고 있는 곳이다.
매표소를 지나 바닷가의 작은 언덕을 오르면 오른쪽이 해신당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남근숭배민속을 축제로 활용해 관광객들을 그러모으고 있다. 입구의 울타리마저도 남근 형상을 하고 있다. 매년 남근을 깎아 사당 안에 매달고 밖에는 금줄을 치고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다.
해신당 앞에 있는 언덕배기에 올라서면 야릇한 모양의 조각들이 반긴다. 몇 년 전에는 이곳에서 '남근 깎기 대회'를 열었다. 이때 입선했던 작품들을 성(性)민속공원에 전시해 두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에 민망한 면도 있지만 이젠 빠트릴 수 없는 관광코스가 됐다. 바로 옆의 어촌민속전시관 3전시실에도 '세계성민속실'이 있다. 공원을 넘어서면 바로 탁 트인 동해바다다. 관람료는 어른 3천 원, 어린이 1천5백 원. 문의 033)572-4429.
◇가는 길
대구에서 가는 길은 영주~봉화~태백을 거치는 내륙 코스와 포항을 거쳐 동해안으로 가는 해안코스 등 크게 두 가지다. 시간은 두 코스 다 승용차로 3시간40분 정도로 비슷하게 걸린다. 삼척터미널에서 환선굴까지(40분 소요) 완행버스와 시내버스가 1일 13회(오전 6시30분~오후 6시30분) 운행한다. 해신당공원은 삼척에서 임원, 호산 간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삼척버스터미널 033)573-0154.
◇먹을 곳
삼척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은 속풀이에 안성맞춤인 곰치국이다. 곰치라는 생선과 신김치를 넣어 끓였다. 국물 맛이 시원하면서도 깊다. 가격도 한 그릇에 6천 원으로 적당한 편. 한겨울 추위도 곰치국 한 그릇이면 거뜬하다. 삼척항 정라회센터 곳곳의 횟집에서 맛볼 수 있다. 환선굴에서 삼척시내를 통과해 정라동 방면으로 가면 된다. 팰리스호텔을 지나 새천년해안도로가 있는 쪽으로 가다가 항구 왼쪽에 있다. 요즘은 곰치가 귀해 맛보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글·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사진설명 : 선굴 매표소를 지나 동굴 입구까지 가는 도중에 있는 너와집. 350년 전 건축물로 지붕이 소나무판자인 너와로 덮여 있다. 사진·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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