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법정 대신 인터넷 공간서 활동

로앤비 대표 이해완 변호사

인터넷 법률정보회사 로앤비(LAW AND BUSINESS) 대표를 맡고 있는 이해완(李海完) 변호사(42)가 하고 있는 일을 보면 '소송당사자의 의뢰를 받아 소송사무를 대행하는' 변호사 역할은 이제 그의 몫이 아니다.

법정 대신 인터넷 공간이 그의 활동 무대다.

법률정보사이트를 운영하고 기업의 법무담당자나 준 법률가 등을 대상으로 법무교육을 담당하는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이다.

법률가와 인터넷 사업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다양하고 충실한 법률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 좋은 판사로 법을 지켜내는 일 못지않게 법의 정신을 실현하는 일"이라는 결심으로 법원의 울타리를 벗어난 그를 만나면 컴퓨터와 법이 가진 공통점이 느껴진다.

"법이나 컴퓨터나 모두 차갑고 냉정하지만 법이나 인터넷은 누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누구와도 함께 나눈다"고 하는 그는 "공익을 중시하는 기업가가 될 것"을 강조한다.

이 변호사와 인터넷의 인연은 88년 판사를 시작할 때부터였다.

컴퓨터의 워드프로세스 기능만 이용하던 그를 훗날 인터넷 사업가로 변신하게 한 계기는 바로 '데이터베이스'라는 단어였다.

방대한 자료들과 하루종일 씨름해야 하는 판사에게 자료를 쉽게 찾아 주는 데이터베이스는 무엇보다 소중한 새로운 세계였다.

테이터베이스를 잘만 이용하면 실력있는 판사로 인정받겠다는 생각에서 틈난 나면 컴퓨터 관련 책을 뒤지고 컴퓨터와 생활한 덕에 판사시절 '법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법률자료 DB(SOL)'를 제작, 동료들에게도 제공했다.

법조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법률정보 솔)를 개설한 괴짜 판사이기도 했다.

인터넷 사업가이면서도 지적소유권법에 관한 한 그는 누구 못지않은 전문가다.

그가 오승종 교수와 함께 출간한 '저작권법'은 국내 저작권법 교과서 중 손꼽힌다.

한국 최초 개도국 입법지원 사업으로 로앤비의 모회사인 법무법인 태평양과 함께 캄보디아 전자거래법을 만들었고, 현재 베트남 IT법률 제정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바탕에는 그의 탄탄한 실력이 받치고 있다.

국내 정보통신분야 싱크탱크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IT입법에 필요한 전체 틀을 만들고 로앤비는 베트남 정책 관련자를 국내로 초빙, 전문연수를 맡는 역할 분담을 했다.

세계 최초로 전자거래에 관한 자동상담 시스템을 제작하고 산자부로부터 전자무역촉진법안 제정을 위한 용역을 수주받은 일이나 대법원에 양형정보시스템 제작을 제안한 것은 인터넷 전문가로서의 그의 면모를 보여준다.

국회 검찰청 등 공공기관과 서울대를 비롯한 유수의 대학들이 로앤비의 콘텐츠 고객이며 국내 다수의 로펌과 법률사무소 및 기업들이 유료회원으로 등록돼 있지만 아직은 '떼돈 번' 사업가는 아니다.

그러나 "로앤비를 알차고 풍부한 법률정보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고의 회사로 만들겠다"는 IT 사업가 이해완이 풍기는 경상도 사나이의 열정과 따뜻함은 성공한 기업가의 미래를 믿게한다.

서영관기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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