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가에서-선택과 집중-다윈의 '종의 기원'

생명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인류의 미래를 밝게 한다. 인간은 생명체 중에서도 식물과 균류의 도움 없이는 결코 살 수 없는 존재이지만, 여전히 만물의 영장으로 착각하면서 살아간다.

나도 나무를 공부하기 전까지 오만하게 살았지만, 나무를 알고 난 후 오만했던 과거를 반성하면서 산다. 아울러 나무를 공부하면서 그동안 관심 밖이었던 생물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학창시절 제목만 알고 있던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생물학 공부의 출발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다윈 하면 '적자생존'을 떠올리지만, 다윈은 적자생존이 아닌 '자연선택'을 말했을 뿐이다. 책 제목도 '자연 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에 관하여'이다. '적자생존'은 허버트 스펜스가 다윈의 자연선택을 변용한 말이다.

적자생존은 강한 자는 살고, 사는 자는 강하다는 순환논리의 오류를 안고 있다. 다윈이 말한 '자연선택'은 환경에 따라 변하는 임의적인 개념이다. 선택은 반드시 강한 자만의 몫이 아니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면 이 세상의 생명체는 아주 적을 것이다. 만약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면 인류는 멸망할 것이다.

지금 인류도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그런데 선택의 기준은 많지만 '생명'이 절대 기준이어야 한다. 아울러 선택 과정에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생명체가 다양할 때만 인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생명체가 다양해야 살 수 있듯 문화도 다양해야 하고, 개성도 반드시 존중해야만 한다. 내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센 것도 각각의 생명과 특성을 존중해야만 인간이 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우리는 선택 후에도 한눈 팔지 말고 경(敬)과 선(禪)처럼 생명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 경과 선이 삶이어야 하듯 생명 존중도 삶 그 자체라야 인간은 행복할 수 있다.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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