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최재목(崔在穆·44·철학과) 교수가 퇴계 이황(李愰·1501~1570)의 저서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풀이한 재미있는 철학서인 '쉽게 읽는 퇴계의 성학십도'를 출간했다.
'성학십도'는 한국의 대표적인 성리학자인 퇴계가 만년(68세)에 당시 17세인 선조 임금을 위해 자신의 학문적 경지를 10개의 도(圖)와 해설(說)로 집약하여 제시한 것으로 퇴계사상의 종합적 면모를 반영한 핵심적인 저작이다.
또한 '성학십도'에서 퇴계는 군주에게만 '성학(聖學)'의 대상을 국한시키기보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인간의 본연에 관한 여러 학자들의 사상을 이해하고 깨우치기를 바라고 있다.
최 교수는 그래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할 여유도 없이 바쁜 일상사에 묻혀 사는 현대인들에게 유교에 대해 좀 더 성숙된 시각을 가질 것을 권유한다.
"우리의 전통적인 가치관 및 문화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쳐온 유교인 만큼, '유교는 우리에게 과연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문제와 깊이 관련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 교수는 지금까지 나온 '성학십도' 관련 서적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의 책을 내놓았다.
이 책은 '유교의 땅 한국, 그리고 퇴계', '퇴계의 성학십도 편집과 그 의의', '성학십도의 내용(1)-기본 설계도의 이해', '성학십도의 내용(2)-각 도에 대한 설명'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인 철학서적이 그렇듯 상세한 주해나 유학적 내용에 대한 고증을 다는 대신 도표나 사진을 다수 삽입한 것이다.
퇴계가 말하고자 했던 본질적 의미를 현대적 입장에서 풀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일반인의 흥미와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최 교수는 "전공학생들에게조차 결코 쉽지 않은 고전 철학서를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학술사, 나아가 동아시아 지성사를 정립하고 우리의 문화정체성을 밝히는 작업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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