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싸락눈 내린
좁은 뜰 서성이다 잠들었더니
밤새껏 눈 많은 이북
고향꿈 설쳤습니다
새벽에 눈 떠 좁은 뜰 내려섰더니
지난 밤 서성이던 내 발자국
대문 열고 밖으로 나간 것을 보았습니다
그 발자국 따라 마을 지나 들 넘고 산 넘고
허이연 나무숲도 지나갔더니
허이옇게 허이옇게 허이옇게 얼어붙은 임진강
발자국은 못 건너는 그 강도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전봉건 '발자국'
진눈깨비 내려 지하차고에 내려가 차를 대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얀 눈 위에 구두 발자국/ 바둑이와 같이 간 구두 발자국'. 동요가 생각나는 눈 내린 아침은 상쾌했습니다.
정원으로 나가 뽀드득, 한번 눈을 밟아보았습니까. 전 시인의 고향은 이북입니다.
눈 내린 아침 그분은 걸어서 임진강을 건너갔습니다.
아니, 못 건너갔지만 선명하게 나있는 발자국 두 줄은 분명히 그 강을 건너가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분은 꿈의 시인입니다.
눈 내린 아침은 아픔도 휴전선도 없습니다.
하나로 순결하게 덮여 숨 쉬고 있습니다.
박정남(시인)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대선 출마하나 "트럼프 상대 할 사람 나밖에 없다"
나경원 "'계엄해제 표결 불참'은 민주당 지지자들 탓…국회 포위했다"
홍준표, 尹에게 朴처럼 된다 이미 경고…"대구시장 그만두고 돕겠다"
언론이 감춘 진실…수상한 헌재 Vs. 민주당 국헌문란 [석민의News픽]
"한동훈 사살" 제보 받았다던 김어준…결국 경찰 고발 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