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출신 여성 총경이 대구에서 탄생했다. 대구경찰청 설용숙(47) 보안1계장.
지난 1977년 서울경찰국 수사과에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설 계장은 9년 만에 경위로 올라섰다. 승진시험을 칠 때마다 합격했기 때문에 동기생 80명 중에 항상 '제1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1992년 경감으로 승진할 때도 '제1호'였다.
시험이라면 항상 자신 있었지만 고배를 마신 적도 있다. 첫 '실패'는 대학 입시. 하지만 이 실패 때문에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재수생 시절 제복을 입은 경찰의 모습에 반했고 그 길로 대학의 꿈을 접었다.
두 번째 고배는 경감 승진 시험. "다소 방심했죠. 경찰대나 간부후보생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은데, 만만하게 봤다가 큰코다친 셈이죠."
하지만 이듬해 당당히 합격했고, 이어 1998년에는 경정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같은 해 대구대 행정학과에 입학했고 2002년 졸업과 동시에 경북대 행정대학원에 입학, 못다한 공부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지난해 총경 승진 후보에 오른 후 마침내 올해 총경 계급장을 달았고, 지방에 근무하는 여경들에게 새로운 목표와 희망이 됐다.
"경찰에 입문할 당시 여경이 300~400명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전체의 4.1%, 그러니까 4천 명을 헤아리게 됐죠. 그만큼 여경의 활동 영역도 넓어졌습니다. 수사나 지구대 근무도 차별 없이 소화해 내고 있습니다. 발로 현장을 누비는 여경이 많아졌다는 뜻이죠."
경북 김천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김영국(49)씨와의 슬하에 2남 1녀를 둔 그는 고등학교 1학년인 막내의 뒷바라지를 제대로 못해주는 점이 늘 미안하다고 했다. 지난 98년 방범지도계장 시절 손님으로 가장해 호스트바에 잠입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고, 또 아찔했던 순간이라고 말하는 설 계장은 후배 여경들에게 어떤 임무가 주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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