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는 권력 지향적'이라玆?했다. 이때 TK란 협의로 경북고 출신을, 광의로 대구·경북 출신을 지칭한다. '권력 지향적'이란 근거로 우수한 인재들이 서울 법대로 대거 몰리는 것을 흔히 들고는 했다.
'권력 지향적'이란 말은 참 모호하다. 특히 수백만 명의 특정 지역민을 특정??것은 무리다.
3공에서 6공까지 대구·경북출신의 검사들은 잘나갔다. 검찰 내에서 요직을 많이 차지하기도 하고, 때로는 정계나 권력의 심장부로 들어가기도 했다.
정권이 대구·경북과 멀어진 지 12년. 대구·경북 출신의 검사들은 한때 한직으로 내밀려 대거 옷을 벗기도 했다. 그래도 대구·경북 출신의 검사들은 여전히 당당하다. 법치(法治)를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검사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간부급인 부부장 검사 이상만 모두 76명(18개 고교 출신)이나 된다. 중학교까지만 대구·경북에서 다닌 검사나 청와대·국정원 등지에 파견된 검사 등을 제외한 숫자다.
고교별로 보면 경북고가 33명으로 압도적이다. 특히 사시 16~20회는 모두 경북고다. 고교 평준화 이후에는 경북고 출신 검사가 그리 많지 않다.
평준화의 첫 세대가 만 46세로 검찰의 중심이 된 만큼 잘나가는 비경북고 출신도 수두룩해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대구고가 7명, 대건고와 성광고가 각각 5명, 대륜고가 4명, 능인고와 달성고가 각각 3명으로 검찰간부 수로만 보면 이들 6개 고교가 신흥 명문으로 떠올라 있는 셈이 된다.
대구·경북 출신 검사들의 요즘 최고 관심사는 송광수 검찰총장 후임으로 대구·경북 출신에서 검찰총장이 나오느냐 여부다. 검찰총장을 비롯한 국정원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이른바 '빅4'를 관례대로 지역에 따라 안배한다면 가능성이 적다. 허준영 신임 경찰청장이 경북고 출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 안배는 말 그대로 관례일 뿐이다.
검찰총장감으로 사시 17회인 정상명(鄭相明·의성) 대구고검장이 우선 거론된다. 후배들은 정 검사장을 지장(智將)으로 꼽으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고 평한다. 조용조용 얘기하면서도 조직을 장악해 뜻한 바를 이뤄낸다는 얘기다. 애로를 얘기하면 "남의 어려움을 들어줄 수가 있을 때가 행복한 것"이라며 외면하지 않아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또 다른 총장감으로 꼽히는 김상희(金相喜·사시 16회) 법무차관은 자녀 숙제를 함께 해 줄 정도로 가정적이다. 12·12사건 재수사를 지휘한, 서슬 퍼런 중수부 검사 이미지와는 딴판이다. 김두희 전 법무장관이 집안 형이고, 외조부가 대륜학교를 설립해 경남이 고향이면서도 대륜중을 다녔다.
사시 20회에선 권재진(權在珍) 울산지검장과 김태현(金泰賢)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주목받고 있다. 공안통인 권 검사장은 소탈하고 격의가 없다. 업무능력, 포용력, 친화력 등 지휘관이 갖춰야 할 소양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유머감각이 풍부해 한때 대검의 '3대 말발'로 통했다. 김 부장은 전형적인 엘리트 검사인데 우리나라 최초로 전국적 규모의 세금 비리였던 '인천 세금 비리 사건'을 파헤쳐 명성을 얻었다.
상인동 가스폭발 사건을 지휘했던 이승구(21회) 서울고검 검사는 대륜고, 이한성(22회) 인천2차장은 계성고의 리더다. 이종주 전 대구시장을 구속하기도 했던 이 고검 검사는 DJ정권 때 맹활약했다.
사시 23회에선 추유엽 서울고검 검사, 이완수 대전차장, 정진영 제주차장이 눈길을 끈다. 대건고 출신인 추 검사에 대한 선후배의 신망이 두텁다. 온화한 데다 업무처리가 합리적이래서다. 청주차장 시절 '청주 몰카 사건'으로 상처를 입었다. 고검으로 한발 물릴 때 이례적으로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위로했다는 후문.
대구고를 나온 이 차장은 성격이 곧다. 대검 감찰1과장 시절 송곳 같은 감찰로 악역을 도맡았다. 경북고 출신의 정 차장은 이 차장과 대비된다. 무척 외향적이고 많은 방면에서 두루 능숙한 팔방미인이라는 평이다.
사시 24회에선 공안통인 김영한(경북고) 부산동부 차장이 두드러진다. '호방한 보스형'이란 평을 듣는 김 차장은 대검 공안과장과 서울지검 형사부장, 충주지청장을 거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