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5일장이 열린 영덕 강구시장. 지역 특산품인 마른 미주구리를 고르던 주부 손정순(55·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씨는 1만 원어치를 구입하면서 "두 마리만 덤으로 달라"며 흥정을 해 한 마리를 더 얹어 받았다. 손씨는 "재래시장서 농수산물 등을 구입하면 좌판에 앉아서 흥정하며 구입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며 "이맛에 취해 자주 재래시장을 찾는다"고 웃었다.
이날 강구시장에 온 사람들은 대구·경산 등지의 주부 40명을 포함한 42명. 경북도청이 마련한 2005년도 제1회 재래시장 마케팅 투어 참가자들로 차에서 내리자마자 흩어져 지역 농어민들이 가져온 물건 구입에 열을 올렸다. 이날 참가자들이 개인별로 구입한 금액은 대략 10여만 원 선. 좌판을 벌인 임영자(63·강구면 강구리)씨는 "이날 20만 원어치의 마른 가자미를 팔았다"면서 "예상치 못한 판매로 4만 원 정도를 더 벌었다"고 좋아했다.
경산 옥곡동 조숙자(55) 주부도 "대구보다 물건이 싱싱해서 마음에 든다"며 "대구 인근 시장에는 없는 농수산물이 보여 기분 좋게 지갑을 열었다"고 했다. 이날 영덕군은 점심으로 생선회와 영덕게를 대접하고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창포 해맞이 공원과 경보 화석박물관을 안내했다. 이날 경북도청에서 무료로 관광버스를 제공했다.
곽미경(56·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주부는 "지난달에 영주시 재래시장 투어에도 참가했다"며 "농어촌 풍경과 주민 인심을 만날 수 있어 앞으로 자주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월 넷째 주 금요일을 '재래시장 이용의 날'로 정한 경북도는 투어 일주일 전부터 도청 홈페이지를 통해 40명의 참가자를 모집(전화신청만 가능·053-950-3407)하고 있는데 2월 2, 3일 이틀 동안은 포항 죽도시장, 안동 중앙시장, 영천 공설시장에 도청 버스 3대를 무료 운행한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설을 앞두고 재래시장 장보기에 나서 재래시장 상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포스코건설 임직원과 가족 등 300여 명은 28일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해 설 제수용품과 생활용품을 구입하며 들뜬 마음으로 장보기에 나서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5월 죽도시장 상가번영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매달 넷째 주 금요일에 '가족과 함께 장보기'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아내 고남정(32)씨와 딸 귀비(6)양과 함께 장보기에 나선 최문수(37)씨는 "아내 혼자 하던 제사 준비를 지난 추석 때부터 함께 하고 있는데 아내뿐 아니라 아이들도 너무 좋아해 기쁘다"면서 "회사의 재래시장 살리기 운동 덕분에 가정에서도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됐다"며 즐거워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