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불모지'로 꼽히는 대구·경북에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이 급증하고 있다. 20만 명에 육박하는 전국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7일 현재 대구는 3천448명, 경북은 1만2천947명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12월22일)과 비교해 대구가 1천890명에서 82% 늘었고, 경북은 3천606명에서 259%나 증가했다.
매달 2천 원 이상의 당비를 내겠다는 당원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놀랄 만한 일로 풀이된다. '유령·종이 당원'이 양산된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짭짤한 당비수입에다 조직 정비의 계기까지 마련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게다가 한나라당이 기간당원을 벤치마킹하겠다고 나서 정치권 전반에 미친 파장도 적지 않다.
27일 현재 전국 기간당원이 19만7천325명이니 2천 원씩만 낸다 해도 이달의 당비수입만 3억9천465만 원 선이다. 매달 5천원을 납부키로 약정한 당원에서 '1만 원 당원'까지 있으니, 어림잡아 월 수입이 4억 원은 족히 넘어선다. 이러니 열린우리당 조직국과 당원관리국은 표정관리를 해야할 판이다.
29일쯤 윤곽이 드러날 20만 번째 가입 기간당원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앞서 지난해 12월22일 발표된 10만 번째 가입 기간당원에겐 당 의장의 감사장과 노무현 대통령 기념 손목시계, 금강산 여행권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그러나 기간당원이 하루 평균 약 1천700여 명(전국)씩 입당하고 있지만, '개미 당원'으로 남을지는 불투명하다. 당 조직국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다.
열린우리당 경북도당 관계자는 "계속 당비를 내는 당원이 60~70%만 존속해도 큰 성공"이라고 말할 정도다. 중앙당 김의현 총괄조직 국장은 "기간당원 모집이라는 정치실험이 성공한 사실 자체가 뉴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절반의 성공'에 그치지 않기 위해 종이당원 논란을 불식시켜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대구지역 한 기간당원은 중앙당 홈페이지에 "종이당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특정인에 따라 움직이는 사조직의 구성원도 있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당원은 당원협의회장 선출을 "머릿수로 밀어붙여 대의원을 선출하고, 특정인의 의도를 충실히 따를 수 있는 대의원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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