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겨울 오징어 안잡힌다

동해안이 연안의 불안한 수온대 및 어종고갈로 고기가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오징어잡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울릉도 어민들은 18년 만에 최악의 흉어 사태를 맞고 있다.

포항과 구룡포수협 등에 따르면 지난 2001년 포항지역 수산물 위판량은 4만7천166t을 나타낸 뒤 감소세로 돌아서 2003년에는 4만5천408t, 지난해는 4만1천853t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어획량 부족으로 고기값이 올라 2001년 위판액이 875억3천600만 원에서 재작년과 지난해는 각각 952억3천만 원과 1천100억2천만 원으로 상승했다.

포항지역 수협관계자는 "동해안 연안의 어장환경이 고수온과 냉수대 등 잦은 수온변동으로 바뀌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울릉수협 경우 지난해 380여 척의 어선들이 출어, 4천602t을 잡아 111억3천만 원의 위판실적을 보였다. 이는 전년과 비교, 위판량은 60%, 금액은 61% 수준에 머물러 1989년의 1천777t 이후 18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 올 들어서도 28일까지 울릉지역의 겨울 철 오징어 위판실적은 600t, 위판액 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위판량의 80%, 금액은 85% 수준을 보였다.

28일 현재 동해안 전체 오징어 어획량은 2천551t에 이르러 지난해 같은 기간의 79% 수준인 것으로 국립수산과학원은 추정했다.

올 겨울 동해안 오징어 흉어는 중부해역에 낮은 수온대가 형성되고 오징어 분포해역도 지난해에 비해 대폭 축소됐기 때문으로 수협 측은 전했다. 게다가 동해안의 저수온 현상까지 겹쳐 대형 오징어들이 일찍 남쪽으로 이동했고 지난해 겨울철 산란지인 일본 규슈 서쪽 해역의 수온이 높아 남하회유 시기가 빨라졌기 때문이라고 수산과학원은 분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황강석 연구사는 "올 들어 울릉도 근해에서 형성돼야 할 겨울 발생군 오징어가 일찍 남쪽으로 내려간 대신 지난해 여름에 태어난 소형 오징어가 주로 잡히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비수기인 봄철까지는 오징어 어황이 계속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imaeil.com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사진설명 : 겨울철 오징어잡이 부진으로 울릉 저동항 중·대형어선 대부분이 출어를 포기하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